무진장 관통하는 초고압망…주민들 원점 재검토 촉구
핵심 요약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전력 공급을 위한 초고압 송전망 계획에 전북 무진장 주민들이 반발했다. 진안에는 신규 노선 3개가 계획됐고 무주에도 복수의 송전 사업이 걸려 있다. 주민들은 사업의 원점 재검토와 사회적 논의기구 구성, 입지선정 절차 중단을 요구했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 전력을 공급할 1100㎞ 규모의 초고압 송전선로가 호남과 충청을 가로지르도록 계획되면서 전북 진안·장수·무주 주민들이 원점 재검토를 요구하고 나섰다. 예비타당성조사가 면제된 가운데 주민들은 노선이 정해진 뒤 열린 설명회에서 관련 사실을 처음 접했다. 8월 5일 진안군 부귀면에는 주민과 대책위 관계자, 진안군의원 전원 등 100여 명이 모여 일방적인 사업 추진에 반대했다.
진안에는 345㎸ 신정읍~신계룡, 신임실~신계룡, 신장수~무주영동 등 신규 노선 3개와 기존 선로 증설이 겹친다. 행진단은 궁항리와 진안읍을 거쳐 장수 방곡고개를 넘었고, 오후에는 무주 안성면에서 무주군청까지 이동했다. 무주에도 복수의 송전 사업이 걸려 있어 덕유산과 적상산, 구천동 계곡, 반딧불이 서식지의 자연경관 훼손 우려가 제기됐다. 주민들은 지중화 검토와 입지선정위원회 절차 중단, 정부·주민·시민사회 협의체 구성을 요구했다.
무진장 세 군은 인구 감소와 초고령화가 심각한 지역이다. 진안 2만4249명, 무주 2만2787명, 장수 2만922명으로 전체 인구는 6만7958명이다. 65세 이상 비율은 진안 42.8%, 무주 39.6%에 이른다. 최근 세 지역이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 대상지로 선정된 뒤 인구와 지역사랑상품권 가맹점이 늘고 청년과 공동체 활동가가 유입됐지만, 주민들은 되살아나는 마을에 대규모 송전시설이 들어서면 지방소멸과 생태·재산권·건강권 문제가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같은 날 기존 선로 병합과 신설 노선 통합, 민가 밀집 지역 지중화 확대, 주민설명회와 자료 공개 강화 방안을 내놨다. 계획상 송전 경로 2169㎞와 철탑 4723기를 통합을 통해 1200㎞와 2509기로 줄일 수 있다는 내용이지만, 추진 중인 국가기간 전력망 자체는 유지된다. 무진장 참가자들은 용인 국가산단과 장거리 송전망 재검토, 사회적 논의기구 구성, 분산형 에너지 체계 전환, 입지선정위원회 운영 중단을 촉구했다. 7월 30일 해남에서 출발한 행진단은 대전과 충청, 경기를 거쳐 8월 20일 서울에 도착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