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와 잡초에 고단해진 골짜기 전원생활
핵심 요약
도심에서 10여 킬로미터 떨어진 골짜기에도 기록적인 무더위와 습기가 이어졌다. 주민들은 새벽과 저녁에 잡초·잔디를 관리하고 벌레와 뱀, 벌집, 생활 소음에 대응하고 있다. 전원의 자연을 누리는 일은 고령화된 몸에 쌓이는 노동과 이웃 간 조율을 함께 요구한다.
도심에서 10여 킬로미터 떨어진 골짜기도 기록적인 여름 더위를 피하지 못했다. 아침부터 습기 찬 공기와 산꼭대기에서 내려온 안개가 마을을 뒤덮고, 평소 울던 닭과 매미마저 잠잠해졌다. 한낮 작업이 어려워지면서 주민들은 비교적 선선한 새벽과 저녁에 밭일과 집 관리를 집중하고 있다.
전원생활의 여름은 잡초와 벌레, 소음이 한꺼번에 몰려오는 시기다. 잔디와 텃밭의 풀은 잠시 손을 놓으면 빠르게 자라고, 잡초를 뽑던 중 이름 모를 독충에 눈 주위를 물려 붓는 일도 생겼다. 집 안까지 이어지는 개미 행렬과 지네, 야외 탁자 밑 벌집, 마당에 나타난 뱀도 감당해야 한다. 매미와 새, 개구리뿐 아니라 닭과 개, 고라니가 내는 소리도 밤낮없이 이어진다.
골짜기의 풍경도 예전과 같지 않다. 논두렁은 시멘트로 포장되고 검은 아스팔트 도로와 각종 공사가 늘었으며, 산을 깎은 자리에는 주택이 들어섰다. 큰 나무가 베어진 곳에는 태양광 패널이 설치됐다. 겨울 추위와 여름 무더위에 더해 사계절 풀을 관리하고 벌레에 대응해야 하며, 가까운 이웃과 생활 방식도 조율해야 해 시골 정착은 자연을 누리는 일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오전 6시 잔디를 깎는 일에도 이웃의 잠을 깨울 기계 소리를 걱정해야 한다. 몇 년 전에는 거뜬했던 작업이 이제는 어깨와 손목, 허리에 통증을 남긴다. 장맛비로 며칠 관리를 미루면 잔디밭과 텃밭은 잡초로 뒤덮이고, 가뭄에 물을 줘도 잡초가 함께 자란다. 뱀이나 벌집을 혼자 처리하기 어려울 때는 이웃이나 119의 도움을 받으며, 푸른 잔디와 자연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노동을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