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 반납한 PKK 조직원에 사법절차 유예
핵심 요약
튀르키예 국회가 무기를 반납한 PKK 구성원의 수사와 기소를 유예하는 법률을 가결했다. 고의적 살인과 2005년 6월 이전 범죄는 대상에서 빠졌고 외잘란의 감형·사면도 제외됐다. PKK 지도부는 쿠르드족 문제와 외잘란 석방이 반영되지 않았다며 법률의 결함을 지적했다.
튀르키예 국회가 쿠르드노동자당(PKK) 출신 인사의 무장해제와 사회 복귀를 지원하는 ‘국가연대 및 사회통합 강화 법률’을 통과시켰다. 전날 밤늦게 진행된 표결에서는 찬성 467표, 반대 87표, 기권 7표가 나왔다. 수십 년간 이어진 무력충돌을 끝내고 PKK 구성원을 제도권 안으로 재통합하기 위한 법적 절차가 마련된 것이다.
법률은 PKK 구성원이 보유한 무기와 탄약을 모두 반납한 것으로 확인되면 과거 범죄에 대한 수사와 기소를 유예하도록 했다. 다만 고의적 살인과 2005년 6월 이전에 발생한 범죄는 적용 대상에서 제외된다. 1999년 체포돼 사형을 선고받고 수감 중인 PKK 지도자 압둘라 외잘란(76)의 감형이나 사면도 법률에 포함되지 않았다.
PKK는 쿠르드족이 밀집한 튀르키예 동남부에서 독립국가 수립이나 자치권 확보를 요구하며 시리아와 이라크 북부를 거점으로 무장투쟁을 이어왔다. 튀르키예군의 진압 작전과 PKK의 무력투쟁 과정에서 4만 명 넘게 숨졌으며, 튀르키예와 미국, 유럽연합은 PKK를 테러단체로 지정했다. 튀르키예 정부는 과거 쿠르드족을 ‘산악 튀르키예인’으로 부르고 쿠르드어 사용을 제한하는 등 동화 정책을 펴기도 했다. PKK는 지난해 5월 무력투쟁 종식과 조직 해체를 선언한 뒤 이라크 북부 자치지역에서 무기를 소각했다.
이번 입법을 둘러싸고 집권 정의개발당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이 전체 인구의 약 20%를 차지하는 쿠르드족 표심을 겨냥했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정치권에서는 에르도안 대통령의 임기 연장과 관련한 조기 대선이 내년 하반기쯤 실시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PKK 지도부는 법률이 쿠르드족 문제를 다루지 않았고 외잘란의 자유로운 활동도 보장하지 않았다며 결함을 지적했다. 외잘란이 사면 대상에 명시되지 않은 데 대한 PKK 내부의 불만도 무장해제 절차의 변수로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