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 보리마당, 재생 앞둔 골목의 여름
핵심 요약
폭염이 이어진 8월 7일, 목포 서산동 보리마당 골목에는 주민들의 일상과 오래된 풍경이 이어졌다. 영화 <1987> 촬영지인 연희네 슈퍼는 관광 명소가 됐지만 주변 골목은 여전히 주민들의 생활 공간이다. 도시재생 사업은 2026년 마무리를 앞두고 있으며 주민의 삶과 기억을 보존하는 문제가 과제로 남았다.
지난 8월 7일 폭염이 이어진 목포 서산동 보리마당은 한낮의 인적이 드문 모습이었다. 언덕으로 이어지는 가파른 골목 아래에는 목포 앞바다가 펼쳐졌고, 배 한 척이 천천히 물길을 갈랐다. 골목 한편에서는 주민 한 명이 바다를 바라보며 더위를 식혔다. 이곳은 관광객이 찾는 장소인 동시에 주민들이 생활을 이어가는 동네다.
비탈을 따라 들어선 오래된 집과 좁은 계단, 복잡하게 얽힌 전깃줄 사이로 주민들의 일상이 이어졌다. 집 앞에 빨래를 널고 문밖에서 바람을 기다리는 모습은 정비된 관광지와 다른 보리마당의 풍경을 드러냈다. 방문객에게 옛 정취로 보이는 가파른 길과 낡은 주택은 이곳에서 오랫동안 살아온 주민들이 매일 오르내리고 머무는 생활 공간이기도 하다.
서산동에는 영화 <1987>의 촬영지인 ‘연희네 슈퍼’가 자리하고 있다. 주변의 비탈진 골목과 계단, 오래된 집들도 영화의 배경으로 등장했다. 목포시는 촬영이 끝난 뒤 슈퍼를 영화 속 당시 모습으로 재현했고, 이곳은 목포의 대표적인 근현대 관광지 가운데 하나가 됐다. 영화를 통해 골목을 찾는 관광객의 시선과 수십 년간 이곳을 삶의 터전으로 삼아 온 주민의 시간은 서로 다른 층위로 겹쳐 있다.
보리마당 일대에서는 집수리와 순환형 임대주택 조성, 골목길·경관 정비, 청년 문화예술 공간 마련 등을 포함한 도시재생 사업이 진행돼 왔다. 목포시는 2026년 사업 마무리를 계획하고 있으며, 인접한 서산·온금지구 재개발도 계속 추진하고 있다. 골목의 물리적 환경이 달라지는 과정에서 오랜 주민들의 삶과 기억을 어떻게 이어갈지는 남은 과제다. 변화가 끝난 뒤에도 지금의 주민들이 같은 자리에서 바다를 바라볼 수 있을지가 보리마당 재생의 중요한 지점으로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