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화와 고전으로 다시 여는 오뒷세우스의 귀향
핵심 요약
김태진 작가가 오뒷세우스의 귀향을 열 개의 결정적 순간으로 재구성했다. 미술 작품 88점과 문학·철학 작품을 엮어 정체성과 삶의 의미를 탐색한다. 책은 고전 읽기의 끝에서 독자에게 자신의 길과 질문을 돌아보게 한다.
김태진 작가가 고전 서사시의 진입 장벽을 낮춘 신간 <오뒷세이아, 어떻게 읽을 것인가>를 펴냈다. 책은 트로이 전쟁 뒤 이어진 오뒷세우스의 10년 귀향길을 열 개의 결정적 순간으로 나누고, 고향과 이름, 부하와 배를 차례로 잃는 과정을 통해 ‘무엇이 나를 나이게 하는가’라는 질문을 끌어낸다.
전체 구성은 3부 10장으로, 각 장에 ‘오뒷세이아 미술관’, ‘오뒷세우스의 서재’, ‘이야기 사이에’ 등 세 코너를 배치했다. 고대 그리스 도기부터 앵그르와 터너, 1928년 슈미트의 판화까지 미술 작품 88점을 싣고 화면 속 인물의 시선과 거리에 주목한다. 뵈클린의 1882년 작품에서는 칼립소가 오뒷세우스를 바라보는 동안 오뒷세우스는 바다를 향하는 장면으로 두 인물의 엇갈린 마음을 읽는다.
문학 작품과 철학도 귀향 서사의 질문을 확장하는 장치로 활용된다. 키르케에게 돼지로 변한 부하들은 카프카의 <변신>, 기억을 잃는 인물은 영화 <메멘토>와 연결돼 몸과 기억이 정체성에 미치는 문제를 드러낸다. 저승의 아킬레우스 옆에는 톨스토이의 <이반 일리치의 죽음>이 놓이며, <파우스트>, 니체의 아모르 파티, 조이스의 <율리시스>도 ‘나는 누구이며 왜 여기에 있는가’라는 물음으로 이어진다.
책은 이타케 귀환 이후에도 계속 변주된 오뒷세우스의 여정을 짚는다. 단테는 그를 인간의 경계를 넘은 죄인으로, 테니슨은 마지막 항해에 나서는 노년의 영웅으로 그렸고 카잔차키스는 남극까지 보냈다. 결말은 조지프 캠벨의 ‘블리스’를 따라 유한한 삶에서 무엇을 향해 걸을 것인지 독자에게 묻는다. 그림과 고전을 통과한 독서의 종착점은 오뒷세우스의 모험이 아니라 독자 자신의 삶과 질문으로 제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