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카 집단안보 출범에 이란·이스라엘 셈법 교차
핵심 요약
사우디·튀르키예·파키스탄이 상호방위를 핵심으로 하는 메카 공동방위협정을 체결했다. 이란은 미국의 중동 안보 패권 약화를 강조하며 협정을 즉각적인 위협으로 간주하지 않았다. 이스라엘에서는 이슬람 주요국의 결속이 아랍권 관계 정상화와 자국 안보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사우디아라비아와 튀르키예, 파키스탄이 지난 7일 사우디 메카에서 ‘메카 공동방위협정’에 서명하면서 중동 안보 구도가 새 국면을 맞았다. 한 회원국을 겨냥한 공격을 3개국 전체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하는 집단안보 원칙이 협정의 뼈대다. 이란은 미국 중심 질서의 약화를 부각한 반면, 이스라엘에서는 이슬람 주요국의 결속이 자국의 외교·안보 고립을 심화할 수 있다는 경계가 커졌다.
이란 외무부는 이번 합의를 서아시아와 페르시아만에서 미국의 안보 패권이 흔들리는 흐름으로 규정하고, 역내 국가 간 협력에 기초한 질서가 기존 구조를 대체할 가능성을 강조했다. 협정 직후 이란 의회 일각에서는 문서만으로 사우디의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는 경고가 나왔지만, 수 시간 뒤 아바스 아라그치 외무장관은 무슬림의 단결과 자력에 기반한 공동 대응을 내세웠다. 이란이 우호 관계를 유지해 온 튀르키예와 파키스탄을 즉각적인 위협으로 판단하지 않는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이스라엘에는 세 나라의 조합 자체가 부담이다. 사우디는 팔레스타인 국가 인정 문제에서 이스라엘과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고, 나토 회원국인 튀르키예는 이스라엘과 높은 수위의 긴장을 이어왔다. 파키스탄은 이슬람권에서 유일한 사실상 핵보유국으로, 콰자 아시프 국방장관은 협정 체결 다음 날 이스라엘에 맞설 통합 군사전선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이런 결속은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해 온 이스라엘·아랍권 관계 정상화와 아브라함 협정 확대에도 추가 변수로 작용하게 됐다.
이스라엘 안보 진영에서는 워싱턴에 대한 사우디의 신뢰 약화와 협상력 확대가 협정 참여의 배경으로 거론된다. 동시에 튀르키예와 파키스탄의 반이스라엘 기조가 사우디의 선택에 영향을 줄 가능성도 우려하고 있다. 카타르와 이집트 등 다른 역내 국가의 추가 참여 가능성도 제기됐지만, 구체적인 협정 조항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합의가 외교적 선언에 머물고 실제 전쟁에서 회원국의 군사 개입으로 이어지지 않을 수 있다는 신중론도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