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카 방위협정, 3국 전략 지렛대 넓힌다
핵심 요약
메카 공동방위협정이 사우디아라비아·파키스탄·튀르키예의 안보 및 외교적 입지를 넓혔다. 협정은 나토식 집단방위보다 협상력 강화와 선택적 군사협력에 무게가 실린다. 파키스탄의 역내 영향력과 튀르키예의 억지력·방위산업 기회가 확대될 수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파키스탄, 튀르키예가 지난 7일 체결한 메카 공동방위협정은 세 나라의 안보·외교적 입지를 함께 넓히는 장치로 평가된다. 사우디는 역내 협상력을 강화하고, 파키스탄은 중동 안보질서에서 영향력을 높이며, 튀르키예는 이스라엘에 대한 억지력과 방위산업의 사업 기회를 확대할 수 있게 됐다. 다만 이번 합의는 나토식 군사동맹이나 독립적인 역내 블록의 출범과는 거리가 있다.
사우디는 2025년 9월부터 파키스탄과 상호방위협정을 유지하고 있으며, 2000년부터 걸프협력회의 6개국과도 공동방위 체계를 가동해 왔다. 그러나 이들 협정이 나토 조약 5조에 준하는 집단 대응으로 이어진 적은 없다. 파키스탄이 병력과 방공전력을 사우디에 배치한 가운데 이번 합의로 추가 지원이 이뤄질 수 있지만, 위협의 성격과 구체적인 상황에 따라 범위가 달라질 전망이다. 파키스탄도 사우디에 핵우산을 제공하는 내용은 기존 협정에 포함되지 않았다는 입장을 유지해 왔다.
합의가 나온 시점에는 미국과 이란의 무력 충돌이 재개될 가능성이 커지고 예멘 후티의 공격도 다시 시작됐다. 이란의 드론·미사일 공격이 이어지면서 걸프 국가들 사이에서는 미국의 안보 제공 역량을 둘러싼 의문도 제기됐다. 사우디는 특정 국가나 진영에 전적으로 기대기보다 여러 안보 파트너를 연결해 위협에 대응하고, 이란과 이스라엘이 불안정 요인으로 인식되는 국면에서 역내 안정의 중심국이라는 이미지를 강화하려는 구상이다.
파키스탄은 핵무기 보유국이자 무슬림 다수 국가라는 위상을 바탕으로 중동 안보체제에 더 깊이 진입하게 됐다. 주요 우방과 에너지 수입원, 수백만 명의 교민이 중동에 있다는 점에서도 전략적 이해가 크다. 튀르키예는 카타르·시리아·리비아로 넓혀 온 안보 협력망에 사우디의 경제력과 파키스탄의 군사력을 결합해 이스라엘과의 잠재적 충돌에 대비할 기반을 확보했다. 공동 방공과 방위산업 협력이 구체화되고 회원국이 추가되면, 인도와 유럽을 잇는 에너지·교역망에서 튀르키예의 입지도 한층 강화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