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말라가는 소금호수, 개발이 흔든 생명의 터전
핵심 요약
인간의 과도한 취수와 관개 사업으로 세계의 소금호수가 빠르게 축소되고 있다. 그레이트솔트호와 아랄해의 변화는 생태계뿐 아니라 주민과 농작물, 건축물에도 피해를 남겼다. 책은 환경 기록에 여행과 문학, 저자의 정체성에 관한 성찰을 결합했다.
캐롤라인 트레이시의 신간 《소금호수, 우리가 사랑한 세계》는 인간의 물 사용이 소금호수와 주변 생태계를 어떻게 무너뜨렸는지 추적한다. 대표 현장은 북미 최대 소금호수인 미국 유타주 그레이트솔트호다. 브라인슈림프를 비롯한 염호 생물과 1200만 마리 철새가 살아가는 이 호수의 면적은 1986년 약 6000㎡에서 2022년 2600㎡ 이하로 줄어 36년간 60%가량 감소했다.
호수의 축소는 자연조건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1847년 모르몬교도들이 건조한 유타 지역을 개척한 뒤 인구가 늘고 가축 사료용 알팔파 재배가 확대되면서 물 수요가 커졌다. 강물이 호수에 닿기 전에 댐과 수로로 물길을 돌린 결과 유입량은 감소하고 증발은 이어졌다. 염도가 높아지자 적응 생물과 이를 먹는 철새까지 위협받았으며, 유타주는 미국에서 1인당 물 소비량이 두 번째로 많은 주가 됐다.
비슷한 파괴는 카자흐스탄과 우즈베키스탄에 걸친 아랄해에서도 벌어졌다. 소련은 1920년대부터 면화 생산을 위한 관개 사업을 확대했고, 1960년대까지 아랄해로 향하던 연간 1200억t의 물 가운데 절반을 돌려썼다. 1990년 무렵 수량은 절반으로 줄고 수위는 15m 이상 낮아졌으며, 염도는 ℓ당 10g에서 100g 이상으로 상승했다. 드러난 바닥에서 날아간 염분 먼지는 주민 건강과 농작물, 건축물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콜로라도에서 성장한 저자는 러시아문학을 공부하며 땅과 정체성의 관계에 눈을 돌렸고, 캘리포니아 솔턴호와 모노호, 멕시코 텍스코코호 등을 찾아 생태학과 지리학을 탐구했다. 여정 속에서 자신의 성정체성도 성찰했다. 책에는 황량한 풍경을 담은 여행기와 문학적 사유, 자전적 고백, 환경 위기에 대한 기록이 함께 흐른다. 미국 남서부와 멕시코를 취재해 온 저자의 소금호수 관련 글을 엮었으며, 김민정이 옮긴 360쪽 분량으로 일레븐에서 2만2000원에 출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