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마른 유럽 강줄기, 전력·물류망 동시 흔들
핵심 요약
유럽 주요 강의 수위가 관측 이래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전력 생산과 내륙 물류, 농업·식수 공급, 관광업에 피해가 확산하고 있다. 가뭄이 장기화하면 독일을 비롯한 유럽의 경기 둔화가 심해질 수 있다.

폭염과 극심한 가뭄으로 라인강과 다뉴브강, 포강의 수위가 관측 이래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유럽의 경제활동 전반에 비상이 걸렸다. 독일 서부 쾰른과 네덜란드 로비트의 라인강 수위가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고, 다뉴브강에서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침몰한 나치 군함 잔해와 매머드 유해까지 드러났다. 이탈리아 최장 하천인 포강도 연일 최저 수위를 나타내고 있다.
전력 공급 충격은 동유럽에서 두드러졌다. 헝가리는 전력 생산의 40%를 담당하는 팍스 원전의 냉각수 부족으로 가동을 순차 중단했으며, 현재 생산량은 10% 수준에 머물고 있다. 루마니아는 체르나보다 원자로 수로에 물을 더 보내려고 다뉴브강 암반을 폭파해 물길을 바꿨고, 포드와 다치아 자동차 공장 두 곳은 전력 소비를 낮추기 위해 2주 넘게 생산을 멈추기로 했다. 세르비아도 냉각시스템 차질로 석탄화력발전량을 줄였다.
라인강 물류 병목 구간인 독일 카우프의 항행 가능 수심은 지난달 31일 25㎝까지 낮아졌다. 화물선 적재량은 평소의 20∼30%로 축소됐고 운송비는 한 달 전보다 3배로 뛰었다. 대형 바지선 운항이 어려워진 티센크루프는 뒤스부르크 제철소의 쇳물 생산을 감축했다. 카우프 수심이 이번 주 후반 20㎝ 아래로 내려갈 가능성도 제기됐다. 이탈리아 포강에서는 바닷물이 강바닥으로 들어오면서 생태계 교란과 식수·농업용수 부족 우려가 함께 커졌다.
농작물 수확량 감소 위험과 관광업 피해도 현실화하고 있다. 불가리아에서는 다뉴브강을 운항하던 크루즈선이 모래톱에 걸려 승객 186명이 대피했고, 크루즈 업체들의 운항 취소가 이어졌다. 물류 차질이 단기간에 풀리지 않으면 독일 성장률은 기존 전망치 0.8%보다 낮은 0.5%에 그칠 수 있으며, 라인강 가뭄만으로도 3분기 국내총생산 증가율이 0.1∼0.2%포인트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 독일은 2018년 가뭄 때도 성장률이 약 0.4%포인트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