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마른 울주 치술령에 울린 단비 염원
핵심 요약
울주군 두동면 주민 150여 명이 치술령에서 가뭄 해소를 기원하는 기우제를 봉행했다. 울산의 지난달 강수량은 평년의 12%에 그쳤고 저수지 11곳은 심각 단계에 놓였다. 울주군은 살수차와 양수기·긴급 자금 지원을 추진하며 9일에는 비가 예보돼 있다.
폭염주의보가 내려진 5일 오후 4시, 울산 울주군 두동면 치술령 고개에 주민 150여 명이 모여 가뭄 해소와 단비를 기원하는 기우제를 봉행했다. 연일 계속된 가뭄으로 농업용수까지 바닥을 드러내자 주민들은 천막 아래에서 풍물패의 꽹과리 장단과 물길을 열어 달라는 구호에 마음을 모았다.
두동면발전협의회가 주관한 행사는 가뭄의 액운을 몰아내는 공연으로 시작됐다. 민요 가수의 간절한 노래가 이어지자 굳은 표정의 주민들도 손뼉을 치며 장단을 맞췄다. 제례에서는 한재석 협의회 고문이 초헌관을 맡았고, 초헌관·아헌관·종헌관이 차례로 술잔과 절을 올린 뒤 풍년을 바라며 오곡을 뿌렸다. 막바지에는 연막탄으로 비구름을 형상화했고 농민들은 맨바닥에 머리를 숙였다.
하월평마을에서 평생 농사를 지은 김 모 씨는 저수지가 말라 논에 습기가 없고 모를 당기면 포기째 빠질 정도라며, 축산 농가와 사료용 작물 재배 농가 모두 비상이라고 호소했다. 태풍이라도 와서 비를 뿌려주길 바랄 만큼 절박해 기우제를 찾았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협의회는 최근 가뭄이 이례적으로 혹독해 주민들을 위로하고 조속한 강우를 기원하려 십수 년 만에 행사를 마련했다.
울산의 지난달 강수량은 28.0㎜로 평년 234.1㎜의 12%에 머물렀다. 5일 기준 지역 82개 저수지의 평균 저수율은 37.4%이며 평년 대비 비율은 48.6%까지 내려갔다. 이 가운데 11곳은 해당 비율이 40% 미만인 ‘심각’ 단계다. 울주군은 살수차 10대로 용수를 공급하면서 양수기 등 시설과 긴급 자금을 우선 지원하기로 했고, 울주군의회도 대책 수립을 약속했다. 9일에는 강수 확률 약 60%의 비가 예보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