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특구 R&D 노동시간 특례 놓고 여권 균열
핵심 요약
메가특구 R&D 노동자의 주 52시간제 예외 적용을 두고 민주당 내부 의견이 엇갈렸다. 특별연장근로제로 충분하다는 신중론과 특구 경쟁력을 위한 유연성이 필요하다는 찬성론이 맞섰다. 관련 논의는 12일 국회 상임위 보고와 17일 민주당 새 지도부 선출을 거쳐 본격화할 전망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연내 제정을 언급한 메가특구특별법을 둘러싸고 연구·개발 노동자에게 주 52시간제 예외를 허용할지가 여당의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는 노동시간 단축 기조와 노동자 건강권을 지켜야 한다는 견해와 반도체 산업 경쟁력 확보를 위해 근로시간 운용의 유연성을 넓혀야 한다는 주장이 맞서고 있다. 한병도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11일 원내대책회의에서 기업의 혁신 역량과 노동자의 건강권을 함께 보호할 합리적인 방안을 면밀히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특례 논의는 오는 17일 민주당 새 지도부가 선출된 뒤 본격화할 전망이지만 당내 공방은 이미 시작됐다.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의원과 전북 지역 의원은 반도체특별법이 지난 1월 통과된 뒤 특별한 사정 변화가 없고, 현행 특별연장근로제로도 추가 근무가 가능하다며 예외 확대에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반면 전남·광주 지역 의원 일부는 특구의 차별화와 산업 경쟁력 추격을 위해 유연한 제도가 필요하며, 의무가 아닌 선택 조항이라면 추가 검토할 여지가 있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이번 논쟁은 반도체특별법 입법 과정에서 이른바 화이트칼라 예외를 다뤘을 때와 다른 양상도 보인다. 반도체 클러스터를 지역구에 둔 의원들의 이해관계가 얽힌 데다, 메가특구에 입법과 예산을 집중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당내 의견 표명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전남·광주 지역의 또 다른 의원은 노동계와 시민사회의 반대 때문에 특례를 강하게 추진하기는 쉽지 않다고 판단했다. 진보당 의원들은 11일 기자회견에서 첨단산업 육성을 내세워 노동시간과 고용을 과거로 돌리려는 구상이라고 비판했고, 신장식 조국혁신당 대표도 10일 주 52시간제를 협상 대상으로 삼을 수 없다는 태도를 분명히 했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와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는 12일 각각 전체회의를 열어 관계부처 보고를 받는다. 민주당에서는 R&D 분야의 근로 가능 범위를 어떤 방식으로든 넓힐 필요가 있다는 인식도 제기되고 있다. 예외 대상을 소득 수준으로 가르기보다 소재·부품·장비 기업이나 연구·개발 인력의 집중 투입이 필요한 기업 노동자를 중심으로 검토하는 방안이다. 새 지도부는 특구 지원과 산업 경쟁력, 노동시간 단축 원칙과 건강권을 함께 놓고 적용 대상과 방식의 접점을 찾아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