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출 수 없는 생계 현장, 폭염 위험 고조
핵심 요약
생계와 일감 때문에 거리 노동자들이 극한 더위에도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서울과 화순 등 지방자치단체는 쪽방촌 점검과 야간 대피소, AI 드론 예찰을 가동했다. 온열질환자와 사망자가 늘어난 가운데 수도권에도 처음으로 폭염중대경보가 발령됐다.

극한 더위 속에서도 생계를 위해 거리 작업을 멈추지 못하는 노동자들이 위험에 노출되고 있다. 3일 정오 무렵 서울 종로구에서 신호등 전신주 작업자 진영준 씨(60)는 나무 그늘에 간이 의자를 놓고 더위를 식혔다. 작업 장소를 옮기는 30분∼1시간이 사실상 유일한 휴식 시간인 데다, 찾아간 이동노동자 쉼터는 에어컨까지 고장 난 상태였다.
같은 지역에서 전단지를 나눠주던 이영선 씨(84)는 유동인구가 많은 점심시간에 일감을 놓치지 않으려고 2시간 동안 서서 일했다. 20년 넘게 로또 노점을 운영한 김모 씨(65)는 3.3㎡가량의 컨테이너에서 하루 15시간을 보낸다. 냉장고 모터 열기로 내부 온도가 37∼38도까지 오르지만, 문을 열면 차량 매연이 들어와 선풍기 한 대에 의지하고 있다.
서울시는 용산구 후암동 쪽방 주민의 건강과 냉방시설 가동 여부를 점검하고, 6∼8월 공용 에어컨 전기요금을 월 최대 20만 원 지원하고 있다. 그러나 건물주가 동의하지 않거나 노후 건물의 전기설비 용량이 부족해 에어컨을 설치하지 못한 곳도 있다. 거동이 어려운 이수열 씨(80)는 방 안에서 더위를 견디고 있었다. 종로구와 용산구 등 동행목욕탕 5곳은 매일 밤 폭염 대피 공간으로 운영된다.
전남 화순군은 AI 드론 6대로 한낮 야외 작업자 304명을 찾아 116명을 귀가시켰다. 5월 15일부터 이달 2일까지 온열질환자는 2025명, 추정 사망자는 16명으로 집계됐고, 2일 당진과 김포, 충주에서는 야외 노동이나 작업에 나섰던 남성 3명이 숨졌다. 서울 동남·서남권에는 3일 오후 4시 수도권 최초의 폭염중대경보가 발령돼 야외활동 중단과 시원한 장소로의 이동이 요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