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추면 소득 끊긴다…38도 도심의 노동 현장
핵심 요약
서울의 기온이 최고 38도까지 오르면서 야외·이동 노동자들이 폭염 속 작업을 이어갔다. 방문 일정과 공사 시간, 물량별 수입 구조는 휴식이나 작업 중단을 어렵게 만들었다. 취약 시간대 작업 제한과 휴식·작업중지 제도의 실질적 집행 필요성이 커졌다.

서울의 최고기온이 38도까지 오른 3일, 방문점검원과 건설노동자, 방문교사, 화물운전 노동자들은 일정을 멈추지 못한 채 폭염을 견뎠다. 작업을 쉬거나 방문을 미루면 할당량과 다음 일정에 차질이 생기고 소득도 줄어드는 구조여서, 몸에 이상을 느껴도 생계를 위해 현장에 남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 이어졌다.
성동구 마장동에서 만난 방문점검원 박경순씨는 목에 아이스팩을 두르고 정수기 살균 도구를 든 채 승강기 없는 주택을 오르내렸다. 20분 간격으로 잡힌 일정을 맞추려고 오토바이로 이동해 한 시간 동안 네 곳을 점검했다. 얼린 아이스팩은 한 시간 정도면 녹았고, 지난달 말에는 더위를 먹어 약국에서 약을 받았다. 건당 수입은 4천∼8천원으로, 주차비와 기름값 부담 때문에 승용차의 에어컨을 계속 켜두기도 어렵다고 했다.
낮 기온 37도, 체감온도 36도를 기록한 강남구 논현동 건설 현장에서는 노동자들이 안전모를 쓰고 10㎏이 넘는 장비를 허리에 찬 채 오전 6시부터 오후 4시까지 일했다. 쉬는 시간이 일부 주어졌지만 오후 1시 이후에도 작업은 계속됐다. 선풍기 앞에 서 있으면 일을 하지 않는다는 시선을 받을까 눈치를 보게 된다는 설명도 나왔다. 소규모 현장일수록 폭염 대응 여건이 열악하고, 작업중지와 휴식 규정도 현장 책임자의 판단에 좌우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방문교사 안태화씨는 여름방학 중 수업이 갑자기 취소되면 다음 일정까지 밖에서 기다려야 해 무인카페를 찾지만, 매번 3천원가량의 음료값이 부담된다고 말했다. 화물운전 노동자는 뜨거워진 3m 높이 차량 위에 오르다 쓰러지거나 다칠 위험에 놓이고, 유류비와 물량별 수입 때문에 에어컨 가동이나 휴식을 선택하기도 쉽지 않다. 취약 시간대 야외작업 제한과 실효성 있는 작업중지권, 2시간마다 20분 휴식의 확실한 집행이 건강권 보호 과제로 꼽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