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이 주기 관광이 바꾼 ‘토끼섬’ 생태계
핵심 요약
오쿠노시마에서 멧돼지가 살아 있는 토끼를 공격하려는 이례적인 행동이 확인됐다. 관광객이 남긴 먹이와 높은 토끼 개체 밀도가 야생동물 간 접촉을 늘린 요인으로 지목됐다. 연구진은 먹이 판매·급여 관리와 토끼 개체 수 및 식생의 장기 관찰을 제안했다.
일본 히로시마현 다케하라시 오쿠노시마에서 멧돼지가 살아 있는 토끼를 붙잡아 먹으려는 행동이 관찰됐다. 관광객이 토끼에게 주고 남긴 먹이가 멧돼지를 토끼 밀집 지역으로 끌어들이고, 지나치게 높아진 토끼 개체 밀도가 두 동물의 접촉을 늘렸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관련 연구는 지난달 28일 국제학술지 ‘생태관광저널’에 실렸다.
후쿠시마대 연구진은 섬에 들어온 멧돼지가 관광객이 남겨 둔 먹이를 먹고 토끼 사체를 뒤지는 장면을 확인했다. 일부 개체는 살아 있는 토끼까지 공격하려 했다. 멧돼지가 동물 사체를 먹는 습성은 알려져 있지만 살아 있는 먹이를 적극적으로 사냥하는 동물로는 일반적으로 인식되지 않아, 이번 행동은 이례적인 사례로 평가됐다.
오쿠노시마는 야생화한 유럽산 집토끼가 서식하고 관광객이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토끼에게 먹이를 주는 관광지로 유명하다. 토끼 수가 늘면 자연스럽게 사체도 증가하고 멧돼지와 마주칠 가능성 역시 커질 수 있다는 것이 연구진의 분석이다. 변화는 두 종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까마귀와 검은 솔개도 관광객이 남긴 먹이나 동물 사체를 먹는 모습이 포착됐다.
연구진은 멧돼지의 토끼 사냥보다 야생동물 관광과 인위적인 먹이 공급이 고립된 섬 생태계 전반에 예상하지 못한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사람과 토끼, 멧돼지가 섬 곳곳에서 긴밀하게 얽히면서 다른 지역에서는 흔치 않은 행동이 나타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먹이 판매와 급여 방식을 관리하고 토끼 개체 수와 식생 변화를 장기간 관찰하는 대책이 제안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