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이 경쟁 앞둔 유인원, 접촉으로 신뢰 쌓는다
핵심 요약
보노보와 침팬지는 먹이 경쟁 전에 손잡기와 포옹으로 긴장을 낮췄다. 침팬지는 상대의 입에 손을 넣는 위험까지 감수하며 신뢰 의사를 드러냈다. 신체 접촉이 잦은 침팬지는 방해받지 않고 먹이를 먹는 시간이 늘었다.
보노보와 침팬지가 먹이를 놓고 경쟁하기 전 손잡기와 포옹 같은 신체 접촉으로 무리의 긴장을 낮추는 모습이 확인됐다. 자나 클레이 영국 더럼대 심리학과 교수 연구팀이 침팬지와 보노보 116마리를 조사한 결과, 두 유인원은 사람이 주는 먹이를 받아먹기 전 상대의 손을 잡거나 어깨를 두드리고 몸을 끌어안으며 갈등이 커지는 것을 막았다.
공격성이 강한 침팬지는 경쟁이 시작되기 직전 상대의 입에 손가락이나 손을 넣기도 했다. 공격을 당할 수 있는 위험을 스스로 감수해 약한 모습을 드러내고, 상대의 신뢰를 얻으려는 의사 표현이다. 실제로 이런 사회적 신체 접촉을 많이 나눈 침팬지일수록 이후 다른 개체의 방해를 받지 않고 먹이를 먹는 시간이 늘었다. 싸움에 앞서 신뢰를 다진 행동이 안정적으로 먹이를 먹는 결과로 이어진 것이다.
보노보 역시 먹이 경쟁을 앞두고 접촉을 통해 분위기를 누그러뜨렸다. 보노보는 DNA의 98~99.4%가 인간과 같아 침팬지와 함께 인간에게 가장 가까운 동물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수컷 중심의 침팬지 무리는 공격적인 성향을 보이고 서로를 죽이는 경우도 있지만, 암컷 중심 사회를 이루는 보노보는 비교적 온순하며 폭력을 꺼리고 평화를 중시하는 경향을 보인다.
상대에게 너그러운 성향을 보인 한 침팬지 무리에서는 여러 개체가 줄지어 서로를 껴안는 행동도 관찰됐다. 한 수컷이 앞에 있던 다른 수컷을 뒤에서 안자 주변 수컷들이 차례로 합류해 기차처럼 긴 줄을 만들었다. 연구팀은 이를 ‘안심 열차’라고 이름 붙였다. 먹이를 둘러싼 충돌 가능성이 큰 순간에도 작은 접촉을 반복해 신뢰를 만들고 공동의 긴장을 낮출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장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