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시브 어택과 픽시즈가 확장한 펜타포트의 무대
핵심 요약
매시브 어택은 음악과 영상에 사회·정치적 메시지를 결합해 강한 인상을 남겼다. 호레이스 앤디와 엘리자베스 프레이저, 데보라 밀러는 서로 다른 개성의 가창을 선보였다. 픽시즈는 압축적인 곡 구성과 노련한 연주로 1990년대 미국 록의 저력을 확인시켰다.

2026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은 매시브 어택과 픽시즈의 공연을 통해 록 무대가 품을 수 있는 음악적·사회적 폭을 선명하게 드러냈다. 토요일 헤드라이너 매시브 어택은 사회와 정치, 인간을 아우르는 메시지를 영상과 음악에 밀도 높게 결합했다. 대중음악 콘서트의 사회성과 정치성이 어디까지 나아갈 수 있는지를 현장에서 확인하게 한 공연이었다.
매시브 어택은 야외무대라는 조건이 무색할 만큼 정교한 음향을 구현했다. 차갑고 치밀하게 맞물린 소리 위에 객원 가창자들의 목소리가 서로 다른 온기를 더했다. 자메이카 출신 레게 뮤지션 호레이스 앤디는 ‘걸 아이 러브 유’를, 콕토 트윈즈의 보컬 엘리자베스 프레이저는 ‘티어드랍’을 불렀다. 데보라 밀러는 ‘언피니쉬트 심퍼씨’에서 소울풀한 가창을 펼쳤고, 특히 프레이저의 음성은 공연이 끝난 뒤에도 깊은 여운을 남겼다.
픽시즈는 2~3분대의 짧은 곡 안에 서프 뮤직과 라틴어를 활용한 언어 감각, 펑크의 에너지를 압축하며 1990년대 미국 록의 중요한 이름으로 자리 잡은 이유를 무대에서 보여줬다. 편곡을 달리해 두 차례 들려준 ‘웨이브 오브 뮤틸레이션’을 비롯해 단정한 선율의 ‘히얼 컴즈 유어 맨’, 베이시스트 엠마 리차드슨의 외침이 돋보인 ‘헤이’가 셋리스트의 밀도를 높였다.
블랙 프랜시스는 연기를 펼치듯 이야기를 전달하는 창법으로 공연을 이끌었고, 조이 산티아고는 쓰고 있던 모자를 피킹에 활용하는 기발한 연주를 선보였다. 엠마 리차드슨은 킴 딜과 킴 섀턱이 거쳐 간 베이시스트의 계보를 이어갔으며, 팀 내 최고령인 만 64세 데이비드 로버링도 힘 있는 연주로 리듬을 쌓았다. 2025년 11월 5일 도쿄 롯폰기 공연에 이어 이번에도 ‘디베이저’를 듣지 못한 아쉬움은 남았지만, 이를 제외한 무대의 완성도는 높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