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상에 빠진 30대, 102cm 일본도로 이웃 살해…무기징역 확정
핵심 요약
2024년 8월 1일 서울 은평구에서 일본도로 이웃을 살해한 백모 씨가 구속됐다. 백 씨는 중국 스파이 망상에 빠져 범행을 저질렀으며, 재판에서 심신미약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아 무기징역이 확정됐다. 경찰은 이 사건 이후 전국 도검 소지 허가를 전수 점검해 1만3661정의 허가를 취소했다.
2024년 8월 1일, 서울 은평구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일본도로 이웃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백모(37) 씨가 경찰에 구속됐다. 서울서부지법 이순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진행한 뒤 증거 인멸과 도주 우려를 이유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백 씨는 영장 심사에 출석하며 피해자에 대한 미안함을 묻는 질문에 "없다"고 답했고, 심사 후에는 "나라를 팔아먹은 김건희와 중국 스파이를 처단하기 위한 범행"이라는 취지의 주장을 펼친 것으로 전해졌다.
백 씨는 지난 2024년 7월 29일 오후 11시 22분께 같은 아파트 단지에서 마주친 40대 남성 이웃에게 날 길이 약 75㎝, 전체 길이 약 102㎝의 장검을 휘둘러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범행 후 자택으로 달아났다가 1시간여 만에 경찰에 체포됐으며, 검찰은 두 달여 뒤인 9월 23일 그를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겼다. 조사 결과 백 씨는 2021년 퇴사 후 정치·경제 기사를 접하면서 2023년 10월부터 '중국 스파이가 전쟁을 일으키려 한다'는 망상에 빠졌고, 이듬해 1월 장식용으로 허위 신고해 일본도를 구매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평소 아파트 단지에서 혼자 소리를 지르거나 욕설을 하는 등 돌출 행동으로 경찰이 출동한 적도 있었다.
재판 과정에서 백 씨는 살인과 총포화약류관리법 위반 등 모든 혐의를 부인하며, 장식용으로 신고한 일본도를 사용한 데도 정당한 사유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김건희 재벌집 막내아들로 인해 모든 사건이 일어났다"며 "김건희와 한동훈, 윤석열, CJ가 3년 동안 저를 죽이려 했다"는 이해하기 어려운 발언을 반복했다. 정신감정 결과 범행 당시 심신미약 상태였다는 의료진 소견이 나왔지만, 1·2심 재판부는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칼을 휘둘러 사람을 살해할 경우 어떤 결과가 발생할지 인식하지 못할 정도는 아니었다"며 범행의 잔혹성과 재범 위험성을 근거로 무기징역을 선고했고, 2025년 10월 대법원이 이 판결을 확정했다.
이 사건을 계기로 경찰은 전국 소지 허가 도검에 대한 전수 점검을 진행했다. 경찰청은 2024년 8월부터 9월까지 소지 허가 도검 총 8만2641정 중 88.8%인 7만3424정을 점검해 1만3661정의 소지 허가를 취소했다. 취소 사유로는 분실·도난이 47.2%로 가장 많았고, 위험성 판단에 따른 자진 소유권 포기가 45.1%로 뒤를 이었다. 범죄 경력(2.6%), 사망(1.7%), 정신질환(0.4%) 등도 취소 사유에 포함됐다. 피해자 유족은 재판 내내 "전 가족이 밤낮으로 약을 먹으며 평생 고통받을 것"이라며 엄벌을 호소했지만, 백 씨는 끝내 반성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