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라붙은 강, 유럽 전력·물류·성장 동시 압박
핵심 요약
유럽과 북미의 주요 수원이 고갈되며 전력과 물류 체계가 동시에 흔들리고 있다. 냉각수 부족으로 원전과 화력발전소가 멈췄고, 라인강 저수위는 운송비 상승을 부르고 있다. 가뭄과 폭염 장기화는 독일 산업생산과 성장률을 낮춰 경기후퇴 위험을 키울 수 있다.
유럽과 북미의 주요 수원이 기록적인 고온 속에 급격히 줄면서 전력 생산과 물류, 경제성장이 동시에 압박받고 있다. 미국 최대 저수지 미드호는 7일 수위가 317.1m로 내려가 90년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 저수지에 의존하는 주민은 콜로라도강 유역 인구의 4분의 3인 3000만명이며, 미국 서부 저수지 54곳 가운데 9곳도 최근 30년 사이 가장 낮은 수위로 떨어졌다.
유럽에서는 다뉴브강 수위가 평년보다 약 90㎝ 낮아졌고, 물이 빠진 자리에서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침몰한 나치 군함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독일 카우브를 지나는 라인강은 수위 20㎝ 선마저 무너지며 1880년대 관측 이후 최저 수준을 보였다. 슬로바키아 남부와 오스트리아 일부 지역의 기온은 각각 42.2도와 41.2도까지 올라 관측 사상 최고치를 새로 썼다.
고온과 가뭄은 산불과 산업 피해로 번졌다.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에서는 8일 100건 넘는 산불이 확산해 비상사태가 선포됐고 2만여명이 대피했다. 미국 워싱턴주에서도 이달 초 대형 산불 3건으로 약 6만명이 피신했다. 프랑스 남부와 스페인에서 이어진 불길은 이탈리아와 발칸반도로 확산했으며, 스페인과 프랑스를 중심으로 한 피해액은 30억유로, 약 5조원으로 추산됐다.
강물 부족으로 냉각수 확보가 어려워지자 헝가리는 2일 자국 전력의 40%를 생산하는 원전을 44년 만에 멈췄다. 프랑스·루마니아·이탈리아에서도 원전 가동 중단이 이어졌고 폴란드에서는 대형 화력발전소 2곳이 정지했다. 태양광 발전량도 12일 일식으로 감소할 전망이다. 라인강 선박의 적재 제한은 육로 운송과 비용을 늘리고 있다. 2018년 가뭄 때 수운이 132일 중단되면서 티센크루프 생산은 20만t 감소했고 독일 기업 3분의 2가 대체 운송편을 구했다. 이번 운항 차질은 독일 성장률을 최대 0.4%포인트 낮출 수 있으며, 저수위가 한 달 지속되면 산업생산이 약 1% 줄어 인플레이션과 경기후퇴 위험이 커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