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멋 영상이 살린 60년 생태 추적의 불씨
핵심 요약
미국의 생물학자가 60년 넘게 이어진 마멋 연구의 자금을 마련하려고 온리팬스 계정을 열었다. 마멋의 자연스러운 모습을 담은 영상이 화제를 모으며 약 5000달러가 모였다. 연방정부의 대학 연구비 축소 여파 속에서 장기 생태 연구의 가치도 다시 주목받았다.
미국 캘리포니아대 로스앤젤레스 산하 로키마운틴생물학연구소의 생물학자 대니얼 블룸스타인 교수가 연구비를 마련하려고 성인 콘텐츠 플랫폼 온리팬스에 ‘온리맘스’ 계정을 열었다. 계정에는 성인물 대신 굴 밖으로 얼굴을 내밀거나 햇볕을 쬐고 초원을 뛰어다니는 마멋 영상이 게시됐다. 예상 밖의 조합이 관심을 끌면서 연방정부의 지원 축소로 중단 위기에 놓인 장기 연구에도 다시 시선이 모이고 있다.
블룸스타인 교수 연구팀은 노란배마멋의 생태와 개체수 변화를 60년 넘게 추적하며 기후변화가 미치는 영향을 관찰해 왔다. 이 프로젝트는 제인 구달이 탄자니아에서 진행한 침팬지 연구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오래 지속된 야생 포유류 장기 추적 연구다. 온리맘스에는 마멋의 자연스러운 생활상을 담은 ‘검열 없는 영상’이 올라왔고, 지금까지 약 5000달러, 우리 돈 약 700만원이 모였다. 수수료를 뺀 약 4000달러는 연구소에 전달될 예정이다.
연구 중단 우려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연방 연구·개발 예산의 무게중심을 대학에서 개인 연구자와 인공지능 분야로 옮기는 과정에서 커졌다. 하버드대와 매사추세츠공대 등 주요 대학의 지원이 크게 줄었고, UCLA에는 5억8400만달러, 약 8200억원 규모의 보조금 중단 조치가 내려졌다. 연방법원의 복원 명령으로 보조금 대부분이 다시 지급됐지만, 연구인력 채용 동결과 급여 중단, 실험실 운영 차질 등 현장의 후유증은 계속되고 있다.
온리맘스 구상은 배우 엘 패닝이 출연한 TV 시리즈 ‘마고의 돈 문제’에서 출발했다. 싱글맘이 생계를 위해 온리팬스를 시작하는 내용을 본 블룸스타인 교수는 마멋 연구도 자금난을 겪는 만큼 대담한 시도를 해보자고 학생들에게 제안했다. 학생들은 계정 이름을 정하고 개설 작업에도 참여했다. 이번 모금은 연구비 일부를 보태는 데 그치지 않고, 충분한 지원을 받지 못해 온 장기 생태 연구의 가치와 지속 필요성을 대중에게 알리는 계기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