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고 사용료 조사, ‘정상 가격’ 기준 두고 충돌
핵심 요약
공정위의 대기업 로고 사용료 조사를 두고 정상 가격 기준의 명확성 논란이 커지고 있다. 공정위는 내부 판단 기준을 갖췄다고 밝혔지만 외부 공개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법조계와 업계는 처벌 기준의 사전 확정과 계도 기간이 필요하다는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대기업이 계열사에서 받는 로고 사용료를 현장 조사하면서 위법 여부를 가를 ‘정상 가격’의 명확성을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남동일 공정위 부위원장이 지난 3일 대통령 업무보고 사전 브리핑에서 사전 기준이 반드시 명확해야 하는 것은 아니며 사후 규제로 기준이 형성되는 사례도 많다는 취지로 설명하자, 법조계와 업계에서는 처벌 기준을 알 수 없는 상태에서 조사가 진행된다는 문제를 제기했다.
대기업은 계열사에 로고 사용을 허용하고 매출액이나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을 상표권 사용료로 받는다. 공정위 지침상 무체재산권 사용료가 정상 가격보다 7% 이상 높으면 부당한 지원 행위가 될 수 있다. 다만 대기업 상표권은 시장에서 공개적으로 거래되지 않아 비교 가능한 정상 가격을 산정하기 어렵다. 공정위는 정상 가격을 판단할 내부 기준을 갖추고 이번 조사에 착수했다는 입장이지만, 현재 그 기준을 외부에 공개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하고 있다.
공정위는 2017년에도 로고 사용료 조사를 검토했지만 정상 가격을 정하지 못해 실제 조사로 이어가지 않았다. 대기업의 로고 사용료 공시는 2018년부터 시행됐으나 공정위가 정상 가격을 대외적으로 제시한 적은 없다. 이번 조사는 총수 일가 지분이 많은 지주회사의 수익을 높여 주는 수단으로 로고 사용료가 활용돼 부당한 지원 행위로 이어졌는지를 확인하려는 목적에서 진행되고 있다.
부당한 지원 행위는 공정거래법에 따라 징역 3년 또는 벌금 2억원까지 부과될 수 있어, 법조계는 형사처벌이 가능한 사안이라면 정상 가격을 사전에 분명히 설정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반면 정상 가격을 공표하면 가격 통제로 이어질 수 있어 통상 수준보다 특별히 높은 사용료를 받은 사례를 제재하며 시장 기준을 형성할 필요가 있다는 견해도 있다. 업계에서는 사후에 마련한 기준으로 조사 기업을 일률 제재할 가능성을 우려하며, 기준을 먼저 정한 뒤 일정한 계도 기간을 두는 방안을 요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