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버리지 손실 확산에 증시 부양책 책임 공방
핵심 요약
개별 종목 2배 레버리지 ETF 허용 뒤 증시가 급락하며 개인투자자 손실이 커졌다. 코스피 부양을 강조해 온 정부를 향해 시장 과열과 고위험 상품 승인의 책임을 묻는 목소리가 확산했다. 증시 충격과 함께 대통령 지지율이 취임 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정치적 부담도 커졌다.

국내 최초의 개별 종목 2배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가 허용된 뒤 주가 변동성이 커지면서 개인투자자의 손실과 정부 책임론이 동시에 확산하고 있다. 코스피는 지난 6월 고점에서 약 40% 하락했고, 지수는 9000을 넘어 사상 최고가를 기록한 뒤 6000선까지 밀렸다. AI 기술주 조정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주가 흔들리자 레버리지 투자자 일부는 추가 증거금을 내야 하는 상황에도 놓였다.
모든 저축과 남편의 연금을 주식에 넣었다는 40대 투자자 윤 모씨는 현재 수익률이 마이너스 9%라고 밝혔다. 평생 민주당을 지지했지만 폭락 과정에서 정부가 아무 조치도 하지 않았다고 판단해 다음 선거에 참여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투자자 단체 회원들의 대화방에서도 대통령 비판과 여당 지지 철회 의사가 잇따르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주택 마련을 위해 투자한 30대가 레버리지 손실에 특히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선 과정에서 2030년까지 코스피 5000 달성을 공약하고, 부동산에 집중된 자금을 증시로 유도하기 위해 소액주주 권익 강화와 상법 개정을 추진했다. 반도체 기업의 호실적으로 지수가 목표치를 크게 넘어서자 정부는 투자자 선택권 확대를 내세워 지난 5월 개별 종목 2배 레버리지 ETF를 승인했다. 해당 상품에는 수주 만에 100억달러, 약 14조2800억원 이상이 몰렸다. 이 대통령은 지난 6월 시장이 예상보다 빠르게 올랐지만 여전히 저평가됐다는 견해도 밝혔다.
증시 충격은 국정 지지율에도 겹쳐 나타났다. 지난 3일 조사에서 이 대통령 지지율은 취임 후 최저 수준인 45.9%를 기록했고, 지난주 30대 지지율은 7.4%포인트 내려 연령대 가운데 낙폭이 가장 컸다. 정치권에서는 개인투자자의 분노가 차기 총선에서 집권당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당국은 레버리지 상품 도입에 유감을 나타낸 뒤 투자 규제를 강화했다. 투자 책임은 개인에게 있지만 정부가 주식 투자를 적극 장려하고 상품 승인을 서둘렀다는 인식 때문에 정책 책임을 둘러싼 논란은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