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바논 사형제 폐지 확정…중동 첫 사례
핵심 요약
레바논 의회가 사형제를 없애고 가중 노역을 수반하는 종신형으로 대체하는 법안을 가결했다. 레바논은 중동 최초의 사형제 공식 폐지 국가가 됐으며, 2026년 1월 말 기준 사형수는 85명이다. 법안 발효에는 대통령의 승인과 서명이 필요하고, 국제법적 확립을 위해 관련 선택의정서 비준이 남아 있다.
레바논 의회가 11일 현지시간 사형제를 전면 폐지하는 법안을 가결해 중동에서 법적으로 사형을 없앤 첫 국가가 됐다. 재적 의원 128명 가운데 무장 정파 헤즈볼라 소속 의원들을 제외한 과반이 찬성했다. 일부 수정된 법안은 사형을 폐지하는 대신 가중 노역을 수반하는 종신형을 대체 형벌로 규정했다.
법안은 의원 7명이 2025년 10월 7일 의회 인권위원회에 발의한 뒤 정부 의견 수렴 절차를 밟았다. 내각은 같은 해 11월 20일 찬성 의견을 냈으며, 법안은 2026년 2월 23일부터 인권위원회와 법사위원회, 합동위원회 심사를 차례로 거쳐 본회의 문턱을 넘었다. 표결에 참석한 아델 나사르 법무부 장관은 이번 결정을 레바논 사법·인권 제도의 역사적 진전으로 평가했다.
레바논은 2004년 1월 이후 사형을 집행하지 않았지만 법률상 제도를 유지해 왔다. 집행 중단 이후에도 수십 건의 사형 판결이 내려졌고, 형 집행은 유예되거나 이후 감형됐다. 2026년 1월 말 현재 수감된 사형수는 85명이다. 레바논 시민권리협회와 레바논 사형제 폐지 국민 캠페인, 정의와 자비 협회 등은 그동안 완전한 제도 폐지를 요구해 왔다.
유엔은 이번 의결을 생명권에 대한 원칙적 의지를 보여준 결정으로 평가하며 대통령의 승인과 서명을 거쳐 법안이 신속히 발효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도 폐지 결정을 지지했고, 인권 단체들은 레바논 인권사의 중대한 이정표로 받아들였다. 다만 폐지를 되돌릴 수 없는 국제법적 조치로 굳히려면 사형 폐지를 목적으로 한 시민적 및 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 제2 선택의정서를 비준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