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닝 기술 품은 등산화, 도심과 산을 잇다
핵심 요약
러닝화 기술을 적용한 가벼운 등산화가 도심과 산을 아우르는 범용 장비로 자리 잡고 있다. 나이키는 ACG를 트레일러닝과 하이킹 중심으로 재편해 산악 시장에서 존재감 회복에 나섰다. 2025년 하이킹 클럽 증가세가 러닝 클럽을 앞지르며 젊은 층의 산행 관심도 확대되고 있다.
가벼운 등산화가 러닝과 트레일러닝, 하이킹의 경계를 허물고 있다. 러닝화 기술을 바탕으로 무게와 착화 부담을 낮추면서도 고성능 밑창과 신소재를 적용해 내구성과 안정성을 끌어올린 제품이 확산하는 모습이다. 발목을 안정적으로 잡아주는 하이킹형 모델도 늘면서 한 켤레로 동네 산책과 도심 활동부터 장거리 산행까지 폭넓게 활용할 수 있게 됐다.
나이키는 최근 ACG를 트레일러닝과 하이킹 중심으로 대대적으로 정비했다. 신제품을 선보이는 데 그치지 않고 엘리트 트레일러닝 선수단을 구성했으며 관련 대회와 커뮤니티 후원에도 나섰다. 세계적인 러닝 열풍 속에서 고전한 나이키가 한동안 방치했던 아웃도어 라인을 앞세워 도로에서 약해진 존재감을 산에서 되찾으려는 움직임이다.
ACG의 출발점에는 1978년 중국과 파키스탄 국경의 K2 베이스캠프에서 촬영된 사진이 있다. 사진 속 전문 산악인 두 명은 당시 등산화의 표준으로 여겨지던 유럽산 가죽 부츠 대신 해진 나이키 러닝화를 신고 바위에 앉아 있었다. 가볍고 편안하면서 튼튼한 장비를 향한 연구가 이어졌고, 나이키는 1989년 전천후 아웃도어 장비를 뜻하는 ‘All Conditions Gear’를 출시했다. 당시 산악인들이 확인한 가치는 오늘날 트레일러닝화의 기본 철학으로 이어졌다.
산을 찾는 흐름도 뚜렷해졌다. 운동 기록 공유 앱 스트라바가 지난해 12월 작성한 리포트에서 2025년 하이킹 클럽은 전년보다 5.8배 늘어 같은 기간 3.5배 증가한 러닝 클럽을 앞질렀다. 유튜브와 소셜미디어에서도 20~30대 중심의 등산 동호회 콘텐츠가 눈에 띄게 늘었다. 산은 달리기의 단조로움과 기록·경쟁의 압박에서 벗어나기 좋고 장비와 사진을 즐길 여지도 크다. 폭염과 밤더위가 이어지고 있지만 입추를 지나 산이 가장 아름다운 계절이 다가오면서 가벼운 등산화의 활용 범위는 더 넓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