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덤 굿즈 구매 유도, 법적 규제 사각지대에 놓여
핵심 요약
K-POP 팬들이 최애 포토카드를 얻기 위해 음반을 여러 장 구매하는 현상이 만연하지만, 랜덤 굿즈 판매에 대한 별도 법적 규제는 없다. 게임 확률형 아이템과 달리 확률 공개 의무가 없어 소비자 보호에 한계가 있다. 전문가들은 사업자의 정보 제공 범위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K-POP 팬들이 가장 좋아하는 멤버의 포토카드를 얻기 위해 동일한 음반을 여러 장 구매하는 현상이 보편화되었지만, 이러한 랜덤 굿즈 판매 방식에 대한 별도의 법적 규제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게임 업계의 확률형 아이템과 달리, 랜덤 포토카드나 굿즈에는 확률이나 지급 기준을 공개해야 하는 의무가 법적으로 부과되지 않아 소비자 보호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소비자원이 2023년 K-POP 팬덤 활동 경험이 있는 소비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52.7%가 굿즈 수집을 위해 음반을 구매했다고 답했다. 이들은 랜덤 굿즈를 얻기 위해 같은 음반을 평균 4.1장 구매했으며, 최대 90장까지 구매한 사례도 있었다. 사업자가 상품 구성이나 이벤트 내용을 허위로 안내하거나 소비자를 오인하게 하는 경우 표시광고법이나 전자상거래법이 적용될 수 있지만, 판매 방식 자체를 직접 규율하는 법률은 존재하지 않는다.
게임 업계에서는 확률형 아이템이 별도로 규제 대상이 되고 있다. 관련 법은 게임사가 확률형 아이템의 종류와 종류별 공급 확률 등을 공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는 이용자가 원하는 아이템을 획득할 가능성이 구매 결정에 핵심 정보이며, 사업자가 이를 임의로 변경해도 소비자가 확인하기 어려운 정보 비대칭이 크기 때문이다. 실제로 공정거래위원회는 넥슨의 메이플스토리 사건에서 확률 정보를 제대로 알리지 않은 행위에 대해 116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한 바 있다. 넥슨은 현재 과징금 처분 취소소송을 진행 중이며 오는 9월 법원의 판단을 앞두고 있다.
게임 속 확률형 아이템과 랜덤 굿즈에 동일한 규제를 적용하기는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게임은 확률 자체가 상품의 핵심인 반면, 랜덤 굿즈는 음반 판매와 결합된 구성품이라는 차이가 있다. 그러나 랜덤 요소를 활용한 소비가 K-POP과 캐릭터 굿즈 등 다양한 분야로 확산되면서, 소비자가 합리적인 구매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사업자가 어디까지 정보를 제공해야 하는지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백광현 변호사(법무법인 바른)는 "현재 랜덤 포토카드나 랜덤 굿즈에는 확률 공개 의무를 부과하는 규제가 없어 사각지대"라며 "앞으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