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트비아 국경 아래 첫 비밀통로 확인
핵심 요약
라트비아가 벨라루스 접경 지역에서 이주민의 불법 입국에 이용된 지하 통로를 처음 확인했다. 당국은 전자 장비와 드론을 동원해 국경 감시를 강화하고 추가 터널을 수색한다. 라트비아는 이주민 유입을 국경 불안과 난민 문제를 키우려는 벨라루스의 하이브리드 위협으로 판단한다.
벨라루스와 173㎞에 걸쳐 국경을 맞댄 라트비아에서 이주민의 불법 입국에 이용된 지하 통로가 처음 발견됐다. 야니스 돔브라바 라트비아 내무장관은 11일 수도 리가에서 국경수비대와 군, 경찰이 폐쇄된 실레네 검문소 인근의 비밀 통로를 적발했다고 밝혔다. 당국은 전자 장비를 투입해 국경 일대에 다른 지하 시설이 있는지도 수색하기로 했다.
터널은 벨라루스 쪽 국경 철조망에서 약 10m 떨어진 지점에 조성돼 있었다. 라트비아 당국이 벨라루스에서 넘어온 불법 이주민 집단을 체포한 뒤 이동 경로를 추적하는 과정에서 통로의 존재가 확인됐다. 벨라루스와 리투아니아 사이에서도 최근 유사한 터널이 발견됐지만, 라트비아에서는 그동안 금속 절단기나 급조한 사다리로 철조망을 넘으려는 사례만 파악됐다.
라트비아 정부는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대통령이 장기 집권하는 벨라루스가 유럽연합 국경의 불안을 키우고 난민 문제를 증폭하려고 이주민 유입을 의도적으로 조장하는 것으로 판단한다. 이를 ‘하이브리드 위협’으로 규정한 라트비아는 지난달 벨라루스에서 진입하려는 이주민들을 막는 과정에서 최루가스를 사용하고 경고 사격도 실시했다.
안드리스 쿨베르그스 라트비아 총리는 국경수비대와 군, 경찰의 공조를 확대하고 드론을 적극 활용해 동부 국경 감시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국경에서 이주민을 목적지까지 운송하는 범죄 조직과 라트비아 내 지원 거점을 단속하고 에스토니아·리투아니아·폴란드와도 협력할 방침이다. 지난달 말 스페인령 세우타에 약 8만명의 이주민이 모로코에서 한꺼번에 진입하면서 유럽에서는 2015년 시리아 내전 당시처럼 불법 이주 문제가 통제 범위를 벗어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