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과의 약속으로 채운 110㎝의 나눔
핵심 요약
이현주 경사가 세 번째로 머리카락 33㎝를 기부해 누적 기부 길이 110㎝를 기록했다. 나눔은 2023년 세상을 떠난 딸 송지윤 양과 함께 소아암 환자를 돕기로 한 약속에서 시작됐다. 이 경사는 자신의 키 158㎝만큼 기부할 때까지 머리카락을 계속 기를 계획이다.
충북경찰청 과학수사계 이현주(42) 경사가 소아암 환자를 위한 세 번째 머리카락 기부를 마쳤다. 지난 2일 자른 머리카락 33㎝는 5일 우체국 등기 우편으로 가발 제작 기관에 발송됐다. 세 차례에 걸쳐 내놓은 길이는 모두 110㎝다. 이 경사는 자신의 키인 158㎝만큼 기부량이 쌓일 때까지 나눔을 계속할 계획이다.
이번 기부에는 2023년 7월 14일 세상을 떠난 딸 송지윤 양과의 약속이 담겼다. 초등학교 6학년이던 지윤이는 학교에서 갑자기 두통을 호소하며 쓰러졌고, 보름 만에 열두 살의 생을 마쳤다. 응급실로 옮겨져 급성뇌출혈 수술을 앞두고 오래 기른 머리카락을 모두 밀었지만 끝내 의식을 되찾지 못했다. 이 경사는 딸을 떠나보낸 지 60일째인 그해 9월, 37㎝를 잘라 두 번째 기부를 실천했다.
모녀의 약속은 2021년 시작됐다. 이 경사가 어린 암 환자에게 가발을 만들어 주는 ‘어머나 운동’을 당시 열 살이던 딸에게 소개하자, 지윤이는 함께 머리카락을 길러 아픈 친구들을 돕자며 손가락을 걸었다. 이 경사는 그해 8월 딸의 생일을 기념해 먼저 40㎝를 기부했다. 머리가 짧아 동참하지 못한 지윤이는 다음에는 꼭 함께하겠다며 밤마다 정성스럽게 머리를 빗었다.
긴 머리는 제복과 캡을 착용하고 현장을 누비는 과학수사 업무에 불편을 줬지만, 이 경사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계속 길렀다. 육군 여군 51기 장교로 복무할 때도 헌혈을 이어가며 전우들에게 헌혈증을 나눴고, 2017년 경력채용으로 경찰관이 된 뒤에도 이웃을 도울 방법을 찾아왔다. 암과 싸우는 아이들과 부모들이 자신과 같은 이별을 겪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딸에게 부끄럽지 않은 엄마가 되겠다는 다짐도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