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차례 구조 요청에도 교회로 돌아간 11살 숨져
핵심 요약
천안의 한 교회에서 생활하던 11살 A군이 약 38시간 동안 침대에 묶인 것으로 추정되는 상태에서 숨졌다. A군은 사망 전 두 차례 교회를 빠져나와 학대 피해를 호소했지만 다시 교회로 돌아갔다. 법원은 교회 목사와 외할머니 모두에게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충남 천안의 한 교회에서 생활하던 11살 A군이 두 차례 학대 피해를 호소한 뒤 숨졌다. 경찰은 교회를 빠져나왔다가 다시 돌아간 A군이 약 38시간 동안 침대에 묶여 있었던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A군은 지난 5일 고열과 의식 저하 상태로 발견돼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구조된 지 3시간여 만에 사망했다. 출동한 119구급대 기록에는 손목과 발목에 억류 흔적으로 보이는 멍이 있었다는 내용이 담겼다.
A군은 숨지기 전인 지난 2일과 3일 홀로 교회를 나와 인근 편의점과 식당에서 도움을 구했다. 2일 민소매 차림으로 편의점에 들어왔을 당시 눈 밑에서 멍 자국을 발견한 시민이 A군을 도왔고, 경찰서에서 아동학대 의심 신고가 접수됐다. 이튿날 다시 교회를 빠져나온 A군은 경찰에 맞았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외할머니에 대한 접근금지명령을 법원에 신청한 뒤 A군을 교회로 돌려보냈다.
A군은 출생 후 외할머니와 교회 목사의 보호를 받으며 자랐다. 친모는 A군을 낳을 당시 미성년자였고 이후 연락이 끊겼다. 초등학교 입학 뒤 이상 행동과 학교 폭력 문제로 학교를 그만뒀으며, 이 무렵 지적장애 판정을 받았다. 외할머니가 아동학대로 처벌받는 등 갈등이 이어지는 과정에서 A군이 병원에 입원한 적도 있다. 교회 안에서는 A군의 행동 특성을 고려해 전문기관에 맡기자는 의견도 나왔지만 실행되지는 않았다.
A군이 교회로 돌아가 침대에 결박돼 있던 사이 법원은 외할머니에 대한 접근금지명령 신청을 기각했고, A군은 그날 밤 목숨을 잃었다. 경찰은 A군이 교회 밖으로 나오는 일이 반복되자 외할머니와 교회 측이 잘못된 방식으로 교육하려다 사고가 발생했을 가능성을 조사하고 있다. 법원은 교회 목사에 이어 외할머니의 구속영장도 발부했다. 외할머니는 지난 11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마친 뒤 혐의 인정 여부 등을 묻는 질문에 짧게 사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