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티모르 파고든 외국인 스캠 조직
핵심 요약
외국인 스캠 조직이 동티모르 디리의 호텔과 주택으로 거점을 옮긴 정황이 확인됐다. 현지 경찰은 의심 장소 25곳을 수색해 13곳에서 외국인 약 300명을 적발했다. 캄보디아 단속으로 피해 신고는 줄었지만 조직은 소규모로 분산돼 여러 국가를 이동하고 있다.
캄보디아 등 기존 거점에서 단속을 피해 이동한 외국인 온라인 사기조직이 동티모르 수도 디리의 호텔과 주택에 거점을 마련한 정황이 드러났다. 현지 경찰은 지난 6월 이후 의심 장소 25곳을 수색해 13곳에서 외국인 약 300명을 적발했다. 이들 가운데 약 90%는 중국인과 인도네시아인이었으며, 전화와 사회관계망서비스를 이용해 해외 피해자를 노린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달 19일에는 디리의 한 호텔에서 31세 일본인 남성이 붙잡혔다. 객실에서는 일본 경찰서를 연상시키는 장식과 ‘도쿠시마현 경찰’이라고 적힌 보드, 일본 거주 고령자로 추정되는 명단, 다른 일본인 2명의 여권이 발견됐다. 달아난 2명은 추적 중이다. 체포된 남성은 약 5년간 캄보디아에서 중국인 조직의 지시로 사기에 가담했고 단속이 거세지자 동티모르로 옮겼다고 진술했다.
동티모르는 지난해 10월 아세안에 정식 가입했지만 유엔 지정 최빈개도국으로 경제·산업 기반과 법 집행 역량이 취약하고, 사이버 범죄를 포괄하는 법률도 마련되지 않은 상태다. 지난해 오에쿠시 지역에서는 중국인 등이 벌인 온라인 사기가 적발됐다. 최근 디리에서는 지붕에 위성통신 장비를 대량 설치하고 통상적인 주거·사무공간보다 두 배 넘는 전력을 사용한 시설도 확인됐다. 고급 주택가 여러 채를 빌려 운영하던 외국인 조직도 검거됐다.
캄보디아의 집중 단속 이후 올해 1분기 스캠 범죄 감금 등 공관 피해 신고는 9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08건보다 92% 줄었다. 경찰 영사 인력도 늘었고 김창룡 전 경찰청장이 주캄보디아 대사로 임명됐다. 그러나 조직은 과거 건당 20명가량이 역할을 나누던 공장형 구조에서 최대 10명 안팎의 소규모 형태로 바뀌어 캄보디아·라오스·필리핀 등을 수개월마다 이동하고 있다. 사나나 구스마오 동티모르 총리는 사기 거점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방침과 함께 관련 법률 정비를 추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