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정보기관, 위협 대응 직접 개입권 갖는다
핵심 요약
독일 내각이 정보기관에 파괴공작과 공세적 사이버작전 권한을 부여하는 법안을 의결했다. 적극 조치는 특별한 위협 상황과 독립통제위원회 심사를 전제로 하며 인명 위해는 금지된다. 법안은 의회 절차를 거쳐 2027년 시행을 목표로 하고 있다.
독일 내각이 12일 연방정보국(BND)과 국내 정보기관인 연방헌법수호청(BfV)의 권한을 전면 확대하는 법안을 의결했다. 독일연방공화국 출범 이후 가장 큰 폭의 정보기관 제도 개편으로, 정보 수집에 머물던 BND가 특별한 위협 상황에서 파괴공작과 공세적 사이버작전 등 직접 대응에 나설 길을 여는 내용이다.
법안이 시행되면 BND는 화학무기 연구소나 드론 공장의 IT 시스템에 침투해 생산을 방해하고, 외국 정부와 연계된 해커 조직과 허위정보 공작 세력의 서버를 폐쇄하거나 무력화할 수 있다. 적대 세력에 공급되는 장비에 결함 부품을 넣는 조치도 허용된다. 다만 즉각적인 위험이나 특별한 위협이 확인된 경우로 한정되며, 독립통제위원회의 적법성 심사와 위협과의 직접적 관련성이 요구된다. 사람의 생명이나 신체를 해치는 행위는 금지된다.
데이터 활용 범위도 넓어진다. BND는 사전 선별 없이 통신 내용을 6개월, 송수신 주체와 시각 등 메타데이터를 최대 12개월 보관할 수 있고 인공지능과 얼굴인식 기술도 사용할 수 있다. 1956년 창설된 BND는 나치 정권 당시 정보기관의 권한 남용이 반복되지 않도록 정보 수집 이외 활동을 엄격히 제한받았다. 이 때문에 고난도 정보 수집과 비밀공작에서는 미국 등 동맹국 의존도가 높았다.
독일 당국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 이후 스파이 활동과 파괴공작, 사이버 공격, 허위정보 유포가 안보와 사회 안정을 위협한다고 판단하고 있다. 최근 라이프치히할레 공항에서 폭발물을 실은 정체불명의 드론 4대가 발견됐지만, 러시아 배후 여부를 포함한 수사 결과는 12일 현재 나오지 않았다. BND의 2026년 예산은 15억1000만 유로로 전년보다 3억1500만 유로, 약 26% 늘었다. 법안은 연방하원과 연방상원을 거쳐야 하며 정부는 2027년 시행을 목표로 잡았다. 발효 전까지 BND의 파괴공작과 공세적 사이버작전은 허용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