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조 옥중 기록 300점 공개…드러난 전쟁 인식
핵심 요약
도조 히데키의 옥중 자필 메모와 서신 등 약 300점이 공개됐다. 도조는 검사의 신문을 앞두고 정의를 외칠 마지막 기회이자 전장으로 향하는 심정이라고 적었다. 기록에는 패전을 국가의 운명으로 여긴 대목이 있지만 자신의 전쟁 책임을 반성한 내용은 없었다.
태평양전쟁 A급 전범으로 처형된 도조 히데키가 수감 중 직접 작성한 메모와 서신이 새롭게 공개됐다. 일본 제국주의 총리를 지낸 도조의 친족은 자필 일기와 편지 등을 포함한 사료 약 300점을 일본 국립국회도서관에 기증했다. 이번 자료에는 극동국제군사재판에서 신문을 앞둔 당시의 심경과 패전을 바라본 인식이 담겼다.
도조는 미국의 조셉 베리 키넌 수석검사에게 신문받기 전 작성한 메모에서 이를 “정의를 외칠 최후의 기회”로 표현했다. 재판에 임하는 마음을 두고는 “전장으로 향하는 듯한 마음”이라고 적었다. ‘마음 가는 대로’라는 제목의 일기와 별도 메모에는 패전을 “국가의 운명인가”라고 받아들인 대목도 확인됐지만, 자신의 전쟁 책임을 성찰하거나 반성하는 내용은 담기지 않았다.
연합국이 설치한 극동국제군사재판은 1946년부터 1948년까지 진행됐다. 이 재판에서 도조를 비롯한 A급 전범들은 태평양전쟁을 둘러싼 책임을 추궁받았다. 도조는 전쟁 책임으로 1948년 11월 사형을 선고받았으며, 한 달 뒤인 같은 해 12월 교수형에 처해졌다. 공개된 기록은 판결 전 수감 생활과 재판 과정에서 그가 남긴 개인 문서들이다.
도조는 처형된 뒤 일본 군국주의의 상징으로 꼽히는 도쿄 야스쿠니 신사에 합사됐고, 신격화된 추모 대상이 됐다. 새로 공개된 사료는 그가 패전과 재판을 자신과 국가의 책임 문제보다 최후의 주장 기회와 전장에 나서는 심정으로 인식했음을 보여준다. 약 300점에 이르는 기록이 국립국회도서관에 기증되면서 도조의 옥중 인식과 전쟁 책임에 대한 태도를 살필 자료가 공개 영역에 놓이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