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하천에 나타난 희귀동물, 생태계 경계 흔든다
핵심 요약
서울 도심과 경기 하천에서 볼파이톤과 4m 샴악어가 잇따라 발견됐다. 외래종은 토착 생물다양성과 산업, 인간의 건강까지 위협할 수 있다. 검역·밀수 단속·조기 제거와 함께 책임 있는 생물 이용 문화가 필요하다.
국내에 자연적으로 서식하지 않는 국제적 멸종위기동물이 도심과 하천에서 잇따라 발견됐다. 올해 초 서울 강남구 지하철역 화장실에서는 볼파이톤이 나왔고, 지난달 22일 경기 여주시 소양천에서는 몸길이 4m의 샴악어가 발견돼 국립생태원으로 이송됐다. 희귀동물의 출현은 호기심을 끌지만, 불법 거래나 무단 방생을 거쳐 생태계 경계가 훼손되고 있을 가능성을 드러낸다.
외래종은 원래 살던 범위를 벗어나 새로운 지역에 정착한 생물이며, 토착 생태계에 피해를 주면서 빠르게 퍼지는 종은 침입외래종으로 분류된다. 판단 기준은 국경에만 머물지 않는다. 제한된 지역의 생물이 다른 곳으로 옮겨져 기존 균형을 흔드는 경우에도 같은 생태적 위험이 발생한다. 토착종은 낯선 포식자와 경쟁자에 대응한 경험이 부족한 반면, 천적이 적은 외래종은 번식하며 생물다양성과 먹이망, 생태계 기능을 바꿀 수 있다.
국내에서는 소나무재선충병이 산림 자원을 위협하고 큰입배스와 블루길이 토착 어류의 서식 기반을 약화시켰다. 붉은귀거북과 뉴트리아도 생태계 교란종으로 지정돼 관리되고 있다. 외래종 피해는 농업·임업·수산업의 경제적 손실과 건강 위험으로도 이어진다. 야생동물과 사람의 접촉이 늘수록 새로운 감염병 출현 위험이 커지며, 과거 신대륙에 유입된 천연두와 홍역 같은 외래 병원체는 수천만명의 생명을 앗아간 사례로 남아 있다.
한번 정착한 외래종은 완전한 제거가 어렵고 시간이 흐를수록 관리 비용도 급격히 늘어 예방과 초기 대응이 핵심이다. 공항·항만 검역과 멸종위기종 밀수 단속을 강화하고, 유입 가능성이 큰 종의 위험성 평가와 조기 발견·신속 제거 체계를 촘촘히 구축할 필요가 있다. 분포 정보 데이터베이스 갱신과 국제 정보 공유도 요구된다. 반려동물 방생과 희귀동물 밀반입을 막는 시민 교육과 책임 있는 생물 이용 문화까지 갖춰져야 생태계와 국민 안전을 함께 지킬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