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급 노동자 최저임금, 부결 뒤 남은 과제
핵심 요약
도급 노동자의 최저임금 적용 문제가 올해 최저임금위원회의 핵심 쟁점으로 부상했지만 안건은 부결됐다. 노동계는 무급으로 처리되는 대기·이동·준비 노동을 알리며 조합원과 사회의 관심을 넓혔다. 업종별 연구와 초기업 교섭, 최저임금위원회 구성 개선이 다음 논의를 위한 과제로 제시됐다.
학습지 교사와 대리운전기사, 배달 라이더, 웹툰 작가 등 일감 단위로 보수를 받는 노동자의 최저임금 적용 문제가 올해 최저임금위원회의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1988년 최저임금 시행 이후 제도 밖에 머문 유사 노동자는 약 870만 명으로 추정된다. 노동계의 집중적인 문제 제기에도 적용 안건은 위원회에서 부결됐다.
전국학습지산업노조와 전국대리운전노조, 공공운수노조 라이더유니온지부는 심의 기간 노동부 앞에서 농성을 진행했다. 학습지 교사는 하루 약 10시간을 일해도 수업 시간인 4시간가량만 보수 산정에 반영되고, 대리기사는 호출 대기와 운행 뒤 복귀에 실제 운행의 2~3배에 이르는 시간을 쓰는 사례가 제시됐다. 라이더들은 시간급뿐 아니라 배달 건당 보수의 하한선을 정하는 방식도 요구했다.
여민희 학습지산업노조 사무처장, 이창배 대리운전노조 위원장, 구교현 라이더유니온지부장은 지난 3일 서울 서대문의 대리운전노조 사무실에서 올해 논의를 평가했다. 세 사람은 수업·대기·이동 등 보수 없이 수행하는 노동에 대한 조합원 인식이 달라졌고, 도급제 최저임금이 실현 가능한 요구라는 공감도 넓어졌다고 설명했다. 반면 계약 형식과 노동자성을 둘러싼 이견 속에 심의가 세 차례 만에 끝난 점은 한계로 꼽았다.
다음 심의를 앞두고는 업종별 적용 기준을 구체화하는 연구와 플랫폼·특수고용 업종의 초기업 교섭, 당사자 경험을 반영할 수 있는 최저임금위원회 구성 변화가 과제로 제시됐다. 배달과 대리운전 분야에서는 낮은 보수가 장시간 노동과 과속·과로를 부추길 수 있어 적정 보수와 안전을 함께 다뤄야 한다는 요구도 나왔다. 노동계는 학습지 업종의 시간제 적용안과 배달·대리운전 업종의 최저보수제 도입 방안을 구체화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