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센터 용수 96% 생활용수망 의존
핵심 요약
조사 대상 데이터센터 53곳의 연간 용수 409만3000t 가운데 96%가 수돗물로 확인됐다. 공업용수 이용 시설은 2곳뿐이며, 극심한 가뭄에는 생활용수와 공업용수 모두 감축 대상이 될 수 있다. 첨단산업 용수 공급을 뒷받침하는 법안이 발의되면서 먹는 물의 안정성 확보 대책이 요구된다.
2021년부터 2025년까지 환경정보 공개 대상 데이터센터 53곳의 용수 이용 실태를 전수 분석한 결과, 연간 사용량 409만3000t 가운데 96%인 393만t이 수돗물로 확인됐다. 53곳 중 수돗물을 쓰는 시설은 46곳이었다. 공업용수를 이용하는 곳은 2곳에 그쳤고 사용량도 전체의 2.6%인 10만7000t이었다. 나머지 5곳이 사용한 5만5000t은 자료 부족으로 용수 종류를 가리지 못했다.
분석은 한혜진 한국환경연구원 선임연구위원과 함께 공개 자료를 데이터센터의 산업단지 포함 여부, 물순환 시설 실태조사, 기업별 ESG 보고서 등과 대조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환경정보 공개 의무는 녹색기업과 자산총액 2조원 이상 상장사, 공공기관 등 일정 기준을 충족한 기업에 적용되며, 대상 기업은 용수 사용량과 재활용량, 에너지 사용량 등을 매년 공개한다. 공개 대상이 아닌 소규모 시설까지 포함하면 수돗물을 이용하는 데이터센터 수는 더 늘어날 수 있다.
수돗물은 가정과 상업시설이 동일한 관로를 통해 나눠 쓰는 생활용수다. 도심 데이터센터가 상가와 오피스, 식당, 가정과 같은 공급망에 의존하는 상황에서 물 부족이 심화하면 가정용수 공급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새로 건설될 대규모 데이터센터가 사용할 용수의 종류도 명확하지 않다. 산업단지에 들어가거나 전용 관로를 공급받을 만큼 규모가 크면 공업용수를 쓸 수 있지만, 그렇지 않으면 현재처럼 수돗물을 주로 이용할 가능성이 남아 있다.
공업용수로 전환하더라도 가뭄 위험에서 완전히 벗어나는 것은 아니다. 2022~2023년 호남 가뭄 때 주암댐 저수율이 역대 최저인 20.3%까지 내려가자 생활용수와 공업용수의 실사용량을 함께 20% 줄이는 조치가 시행됐다. 한편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6월 대표 발의한 물관리기본법 개정안에는 국가첨단전략산업에 안정적으로 용수를 공급하기 위한 사항을 검토하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현정 녹색정치lab 그레 소장은 첨단산업 용수 보장 방향을 재검토하고 먹는 물의 안정성을 확보할 대책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