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센터 반발 확산…투자처 동남아로 이동
핵심 요약
미국과 호주에서 자원 부담을 이유로 데이터센터 건설 반대와 규제 강화가 확산하고 있다. 유럽과 싱가포르도 신규 시설과 전력망 접속을 제한하며 입지 기준을 높였다. 빅테크 투자는 말레이시아를 거쳐 태국·인도네시아·필리핀 등으로 이동하고 있다.
전력과 물을 대량으로 쓰는 데이터센터를 둘러싼 주민 반발이 미국과 호주에서 규제 강화로 이어지고 있다. 브랜던 존슨 시카고 시장은 11일 신규 건설과 시설 확장을 일시 중단하는 방안을 시의회에 요구했고, 뉴욕주는 지난달 50MW 이상 시설의 신규 건설을 1년간 멈췄다. 미국에서는 최근 1년 동안 15개 주의회가 건설 금지 조치를 검토했다.
데이터센터 문제는 오는 10월 미국 중간선거의 변수로도 부상했다. 유타주에서 최대 9GW 사업을 지원한 지역 정치인 3명은 공화당 예비선거에서 탈락했다. 유권자 10명 중 7명은 경제적 이익보다 물과 에너지 부담이 크다고 봤다. 지난 3월 조사에서는 미국인의 71%가 거주지 내 AI 데이터센터에 반대해 원전 반대 비율 53%를 웃돌았다. 반대 이유로 자원 사용과 전기요금·생활비 상승이 꼽혔다.
호주 멜버른 캠벨필드에서는 주택가에서 약 260m 떨어진 옛 포드 공장 부지에 336MW 시설이 추진되고 있다. 투자액은 11억 호주달러지만 완전 가동 뒤 일자리는 최대 255개로 예상돼 주민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싱가포르는 2019년 신규 건설을 중단한 뒤 2022년부터 고효율 사업만 허용하고 있으며, 암스테르담은 2030년까지 신규 건설과 확장을 금지했다. 아일랜드도 데이터센터 전력 사용 비중이 20%를 넘자 더블린 일대의 신규 전력망 접속을 중단했다.
규제가 강화된 지역을 벗어난 투자는 동남아시아로 이동하고 있다. 2019~2022년 아마존·마이크로소프트·텐센트·알리바바 등이 말레이시아 조호르주에 350억 달러를 투자했고, 현지 규제가 강화되자 태국과 인도네시아·필리핀으로 투자처가 넓어졌다. 태국이 지난해 승인한 디지털 인프라 사업은 141건, 6230억 바트에 달한다. 갈등의 핵심은 전력·용수 사용량과 세제 혜택, 기반시설 비용은 불투명한 반면 상시 고용은 제한적이라는 점이다. 자동화된 대형 시설의 상근 인력은 100MW당 최대 40명에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