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포의 오차를 줄인 계산, 근대 과학의 도구가 되다
핵심 요약
포술 현장의 정밀 계산 수요가 탄도학과 휴대용 계산 도구의 발전을 촉진했다. 타르탈리아는 발사각 45도의 최대 사거리 이론을 실험으로 검증하며 근사 해법을 제시했다. 갈릴레오는 32가지 기능의 군사용 컴퍼스를 판매하고 교육하며 계산 능력을 상업화했다.
르네상스 시대 대포의 사거리를 늘리려는 포술 현장의 요구가 탄도학과 휴대용 계산 도구의 발전을 이끌었다. 니콜로 타르탈리아는 1531년 최대 사거리를 내는 발사법을 묻는 포술사의 질문을 받은 뒤 6년간 이론과 실험을 이어갔다. 갈릴레오 갈릴레이는 이후 포술 계산에 필요한 여러 기능을 하나의 기구로 통합해 군사용 컴퓨팅 파워를 상품으로 만들었다.
타르탈리아는 1537년 저서 ‘새로운 과학’에서 포탄이 사선과 원호, 수직선의 세 단계로 움직인다는 탄도 모형을 제시하고, 유클리드 기하학으로 발사각 45도에서 사거리가 최대가 된다고 논증했다. 1532년에는 발사각을 측정하는 사분의를 제작해 동일한 조건에서 각도만 달리하며 실제 사격을 진행했다. 공기 저항으로 최적 각도는 45도보다 조금 작았지만, 이론과 논리적 추론을 실험으로 점검한 근사 해법은 탄도학의 토대를 마련했다.
당시 이탈리아에서는 상업 발달과 함께 산술학교가 성업해 1338년 피렌체에만 6개 학교와 약 1200명의 학생이 있었다. 15~16세기에는 대포 제작과 수리, 포탄·화약 제조를 맡은 포술사들도 읽기와 쓰기, 셈법을 배우기 시작했다. 기존의 아리스토텔레스 이론은 포탄의 운동을 사선 비행과 수직 낙하의 두 단계로 설명했지만, 전장에서는 표적 위치와 사거리, 발사각, 화약량을 정밀하게 계산할 실용적 수단이 필요했다.
갈릴레오는 1590년대 말 각도기와 눈금자, 컴퍼스, 사분의, 간이 제원표를 결합해 32가지 기능을 갖춘 ‘기하학 및 군사용 컴퍼스’를 내놓았다. 도구와 50쪽 사용 설명서는 50리라에 판매됐고, 120리라를 내면 직접 교육도 받을 수 있었다. 그는 축성술 강의와 베네치아 병기창의 군함 구조 연구를 통해 무게는 크기의 세제곱, 강도는 제곱에 비례한다는 ‘3-2 법칙’도 발견했다. 대포에서 출발한 계산 수요는 이론과 실험, 도구의 상업화를 연결하며 컴퓨팅 파워 경쟁의 초기 모습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