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감사원 회의 내용 업체에 흘리며 '윗선 정리' 안심시켜
핵심 요약
대통령실이 감사원 회의 내용을 업체에 유출하며 '윗선 정리'를 안심시킨 녹취록이 확보됐다. 감사원은 이후 관저 공사에 '위법 아님' 결론을 냈고, 특검은 보고서 조작 정황을 포착했다. 특검은 유출자로 유병호 전 사무총장을 지목해 구속했다.

윤석열 정부 시절 대통령실이 감사원의 관저 이전 특혜 의혹 감사 과정에서 감사 대상 업체에 회의 내용을 유출하고 '윗선에서 정리할 것'이라며 안심시킨 정황이 포착됐다. 종합특검팀이 확보한 녹취록에는 대통령실 관계자가 건설업체 대표에게 감사 진행 상황을 알리며 조은석 당시 감사위원을 '별난 사람'으로 지칭한 대화가 담겼다.
특검에 따르면 대통령실 관계자 A씨는 2024년 6월 건설업체 대표 B씨와 통화에서 "조사관들이 뭐라 얘기하더라도 어차피 윗선에서 알아서 잘 정리할 것"이라며 "감사원이 새로운 것을 밝히려는 게 아니라 여태 감사가 진행된 결대로 마무리하려 한다"고 말했다. A씨는 또 조은석 위원을 두고 "별난 사람이 하나 있어 우리가 고생하고 있다"며 "걱정하지 말라"는 취지로도 전했다. 이 통화는 감사원이 추가조사를 준비하던 시점에 이뤄졌으며, 이후 감사원은 민간 업체들에 대한 대면조사 대신 서면조사만 진행했다.
감사원은 2024년 5월 조 위원이 부실감사를 지적하며 제동을 걸자 추가조사에 나섰지만, 대통령실은 불안해하는 업체에 전화를 걸어 감사 경과를 알려주며 달랜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위 규칙상 회의 내용은 비공개가 원칙이다. A씨의 말대로 감사원은 같은 해 9월 관저 공사에 대해 '위법하다고 보기 어렵다'는 결과를 발표했으며, 특검은 이 판단의 근거가 된 2차 감사보고서가 21그램의 역할을 축소·왜곡했다는 정황을 확보했다.
특검은 대통령실에 감사 내용을 유출한 인물로 유병호 전 감사원 사무총장을 지목하고 있다. 유 전 총장은 윤 전 대통령을 '두목'으로 부르며 반대파를 '뼈까지 갈아 시멘트에 넣고 바다에 던지겠다'는 메모를 남긴 것으로 확인됐다. 특검은 지난 14일 그를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고, 법원은 지난 20일 증거인멸 우려를 이유로 영장을 발부했다. 유 전 총장은 구속 후 두 차례 특검 조사를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