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부터 갚는 해외부동산펀드, 원금 전액 손실 속출
핵심 요약
해외부동산 공모펀드에서 개인 투자자의 원금 전액 손실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레버리지와 캐시 트랩, 환매 제한이 손실 확대와 투자금 회수 지연의 주요 위험으로 지목됐다. 금융감독원은 가입 전에 LTV와 이자 비용, 환매 조건을 면밀히 확인하라고 당부했다.
해외부동산 공모펀드에 가입했다가 원금을 모두 잃는 개인 투자자가 잇따르면서 금융감독원이 소비자 경보에 나섰다. ‘안전한 부동산 투자’나 원금 손실 가능성이 낮다는 판매 직원의 설명을 믿고 평생 모은 돈을 넣은 60대 투자자도 전액 손실을 입었다. 금감원은 부동산이라는 기초자산만 보고 안정적인 상품으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손실을 키우는 핵심은 현지 금융기관의 대출을 끌어 부동산을 매입하는 레버리지 구조다. 건물을 처분하면 매각대금으로 대출부터 갚기 때문에 가격이 하락할수록 투자자에게 돌아갈 몫이 먼저 줄어든다. LTV가 일정 수준을 넘거나 공실률이 높아질 때 임대수익을 대주에게 우선 귀속하는 ‘캐시 트랩’ 조항이 작동하면 배당도 중단될 수 있다. 높은 이자 비용 역시 투자자가 확인해야 할 위험 요소다.
대부분의 상품은 만기 전 중도 환매가 제한되는 환매금지형이며, 상장돼 있어도 거래량이 부족하면 적정 가격에 매도하기 어렵다. 만기가 와도 부동산 매각이나 청산이 늦어지면 투자금 회수가 미뤄지고, 그 사이 임차인 이탈로 공실이 늘면 자산 가치와 회수 가능 금액이 더 낮아질 수 있다. 2024년 2월 만기 대상 공모펀드 16종 가운데 7종이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고, 프랑크푸르트 트리아논 빌딩 투자 상품은 수익률이 -81.98%까지 떨어졌다. 워싱턴DC의 NASA 본사 오피스 투자 상품도 -35.5%를 기록했다.
판매 과정에서 설명을 듣고 이해했다는 자필 서명을 남겼다면 사후에 불완전판매를 입증하기가 한층 어려워진다. 실제로 객관적 자료가 부족해 배상받지 못한 사례가 있었지만, 원금 손실이 없거나 이자가 확정 지급된다는 단정적 설명의 녹취가 있거나 안전 성향의 고객에게 고위험 상품을 권유한 경우에는 일부 배상 책임이 인정되기도 했다. 금감원은 가입 전에 LTV와 이자 비용, 캐시 트랩 조건, 환매 제한을 확인하고 자신의 투자 성향과 감내 가능한 손실 범위에 맞는 상품인지 판단해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