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 표현 완화 놓고 정부 내 신중론
핵심 요약
통일부가 북한 관련 ‘주적’ 또는 ‘적’ 표현을 ‘위협’으로 완화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이재명 대통령은 표현 논란이 정쟁으로 번져 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다며 신중한 접근을 주문했다. 국방부가 변경에 반대하면서 연말 국방백서의 기존 문구가 유지될 가능성이 크고 NSC 논의도 이어질 전망이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북한을 가리키는 ‘주적’ 또는 ‘적’이라는 표현을 ‘위협’으로 바꾸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적대적 호칭을 줄여 남북 간 신뢰 회복의 출발점을 마련하겠다는 구상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취지와 별개로 표현 문제가 불필요한 정쟁을 불러 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다며 신중한 접근을 주문했다.
정 장관은 5일 청와대에서 열린 하반기 부처 업무계획 보고에서 상대의 이름을 부르는 일부터 시작해 대결과 혐오의 언어를 멈춰야 한다는 입장을 제시했다. 4일 사전 브리핑에서는 국군통수권자가 북한을 주적으로 규정하는 상황을 끝내야 한다며, 윤석열 정부 국방백서의 ‘적’ 표현을 노무현·문재인 정부 시기의 ‘위협’으로 대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북한 국호를 둘러싼 논란에도 정 장관은 북한을 ‘조선’이라고 부르는 것이 통일 포기를 의미한다는 주장은 사실관계를 잘못 이해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상대의 이름을 존중해 부르는 태도가 신뢰를 만들고 평화공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대통령은 선의와 좋은 가치에서 출발한 정책도 표현을 둘러싼 공격과 정치적 충돌에 휘말리면 오히려 부정적인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연말 발간 예정인 이재명 정부의 첫 국방백서에는 ‘북한 정권과 북한군은 우리의 적’이라는 기존 문구가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 이 사안은 국가안전보장회의에서 논의됐지만 백서 발간 주체인 국방부가 표현 변경에 완강한 입장을 보이면서 부처 간 이견이 확인됐다. 정 장관은 통일부·외교부·국방부의 역할과 존재 이유가 서로 다른 만큼, 이를 통합하고 조율하는 NSC에서 논의를 계속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