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 대화 구상 놓고 외교·통일 온도차
핵심 요약
외교부가 통일부의 4자 대화와 동방경제포럼 연계 구상에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통일부는 명칭과 표현을 바꾸고 북한과의 대화 여건을 조성하는 평화공존 구상을 제시했다.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 실무 협의는 이어지고 있으며 고위급 협상도 재개될 예정이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5일 대통령 업무보고 사후 브리핑에서 통일부가 제시한 ‘4자 대화 동력 확보’ 구상을 현실적으로 실현하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의 제안은 이상주의에 근거한 희망이라며, 통일부 방안이 관계 부처의 논의와 합의를 거쳐 확정된 사안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정 장관은 이날 업무보고에서 북한과 대화를 이어가기 위한 한반도 평화공존 발전구상을 공개했다. 북한의 공식 명칭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또는 조선으로 바꿔 부르고 ‘주적’ 표현도 대체해 평화적 분위기를 조성하겠다는 내용이다. 러시아가 주최하는 동방경제포럼에 참여해 북한과 대화할 가능성을 모색하는 계획도 제시했다.
조 장관은 동방경제포럼 참여 검토는 외교부가 맡을 사안이며, 북한과 연계한 구상도 아직 구체적인 단계까지 나아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업무보고 내용이 그대로 정책이 되는 것은 아니라고 밝힌 점도 강조했다. 외교부는 유엔총회나 아시아태평양경제협의체(APEC)를 활용해 교착상태 해소에 나설 방침이지만, 유엔총회를 계기로 북한과 직접 만날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고 판단했다. 이 대통령도 평화와 공존 정책을 계속 추진해야 한다면서도, 좋은 이상이 정쟁에 휘말릴 경우 한반도 평화와 안정에 도움이 될지 의문이 생길 수 있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조 장관은 한미 농축·재처리 협상을 포함한 원자력협정 개정 문제와 관련해 지난 5월 이후 공식 협상은 열리지 않았지만 실무 협의는 계속됐으며, 머지않아 고위급 협상이 재개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중동전쟁을 비롯한 여러 상황이 고위급 회담을 늦춘 측면이 있다고 설명하면서 대미 투자를 걸림돌로 보지는 않았고, 투자 절차는 별도로 신속히 진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쿠팡 문제 등 양국 간 이견도 농축·재처리 협상에 직접 영향을 주지는 않지만, 굳건한 한미 관계를 위해 가급적 빨리 해소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