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강제동원 유족에 8천만원 배상 확정
핵심 요약
대법원이 강제동원 피해자 고 민문식 씨 유족에 대한 일본제철의 위자료 8천만 원 배상 책임을 확정했다. 소송의 핵심 쟁점이던 소멸시효는 2018년 10월 전원합의체 판결을 기준으로 판단됐다. 대법원은 피해자들의 권리 행사를 막았던 객관적 장애가 당시 해소됐다고 본 원심을 유지했다.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 고 민문식 씨의 자녀들이 일본제철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최종 승소했다. 대법원 2부는 12일 일본제철의 상고를 기각하고, 민 씨의 유족에게 위자료 총 8천만 원을 지급하라고 판단한 원심을 확정했다. 유족과 변호인은 이날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상고심 선고를 지켜본 뒤 법원 밖에서 입장을 밝혔다.
민 씨는 1942년 2월 일본제철 가마이시 제철소로 강제 동원돼 약 5개월 동안 일했으며 1989년 사망했다. 자녀들은 고인을 대신해 2019년 4월 일본제철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의 핵심 쟁점은 손해배상 청구권의 소멸시효가 언제부터 시작됐는지였다. 민사상 청구권은 통상 불법행위를 안 날부터 3년, 불법행위가 발생한 날부터 10년이 지나면 소멸하지만, 권리 행사를 막은 객관적 장애가 있었다면 그 사유가 해소된 때를 기준으로 삼을 수 있다.
1심은 유족의 손해배상 청구권이 이미 만료됐다고 보고 원고 패소로 판결했으나, 2심은 이를 뒤집었다. 항소심은 일본 기업을 상대로 실질적으로 권리를 행사하기 어려웠던 장애가 2018년 10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로 해소됐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앞서 2012년 일본제철 사건에서 강제동원 피해자의 배상청구권을 처음 인정하며 원심을 파기환송했고, 2018년 전원합의체를 통해 일본 기업의 배상 책임을 최종 확정했다.
대법원은 2023년 12월에도 2012년 파기환송 판결 이후 제기된 소송과 관련해, 2018년 전원합의체 선고 전까지 피해자들이 일본 기업을 상대로 사실상 권리를 행사할 수 없는 객관적 장애가 존재했다고 판단했다. 이후 하급심에서는 같은 취지로 강제동원 피해자들의 청구권을 인정하는 판결이 이어졌다. 이번 사건에서도 대법원은 소멸시효의 기준점을 2018년 10월로 본 원심 판단에 문제가 없다고 보고 일본제철의 상고를 기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