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나무 밈이 되살린 중국 테크 팬덤 전쟁
핵심 요약
주즈랴오 패러디를 계기로 화웨이와 샤오미 팬덤의 조롱전이 다시 격화했다. 스마트폰에서 시작된 양사의 경쟁은 전기차와 인공지능, 운영체제로 확대됐다. 기술 확산과 홍보를 돕는 팬덤이 조직적 비방으로 변질되자 중국 정부도 단속에 나섰다.
화웨이를 겨냥한 대나무 장난감 ‘주즈랴오’ 패러디가 확산하면서 화웨이와 샤오미의 오랜 팬덤 갈등이 다시 격화했다. 장난감을 돌릴 때 나는 소리가 2023년 화웨이 발표회에서 나온 감탄사와 비슷하다는 영상이 더우인 등에 퍼졌고, 화웨이가 지난 3일 관련 영상을 내리자 과도한 여론 통제라는 비판까지 일었다. 양측 팬들은 서로를 ‘하이거우’와 ‘미허우’라는 멸칭으로 부르며 공격하고 있다.
갈등은 쉬제윈 샤오미그룹 회장 특별보좌관 겸 홍보부 총경리가 지난 6월 자동차 블로거에게 남긴 ‘하이고’라는 표현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커졌다. 이 말이 화웨이 팬을 비하하는 ‘하이거우’와 같은 발음이라는 지적이 나오자 화웨이 팬들은 샤오미 지지층을 ‘미허우’라고 맞받았다. 화웨이의 ‘야오야오링셴’ 홍보 문구도 오만함을 꼬집는 밈으로 소비되며 제품 경쟁이 집단적 조롱전으로 번졌다.
두 팬덤은 처음부터 적대 관계는 아니었다. 위청둥과 레이쥔은 2012년 서로의 마케팅과 기업 역량을 높이 평가했지만, 샤오미가 2013년 저가형 훙미를 성공시키고 화웨이가 중저가 브랜드 룽야오를 내놓으면서 경쟁이 본격화했다. 2018년 레이쥔의 ‘화웨이를 때려 눕히겠다’는 발언 이후 감정 대립이 선명해졌고, 최근 전장은 스마트폰을 넘어 전기차와 인공지능, 운영체제로 넓어졌다.
중국 기술업계의 팬덤 충돌은 자율주행과 전기차, 배터리 분야에서도 반복됐다. 화웨이와 샤오펑의 AEB 공방은 전문 용어를 인기 검색어로 만들었고, 원제와 리샹 이용자들은 가족용 중대형 SUV를 놓고 맞붙었다. BYD와 CATL의 배터리 안전성 논쟁 때는 한 블로거가 팬들의 모금으로 3000위안 넘는 배터리를 사 시험하기도 했다. 팬덤은 초기 구매와 제품 개선, 홍보를 돕지만 조직적 비방으로 흐를 위험도 있다. 중국 6개 부처는 지난해 9월 극성 팬을 동원한 경쟁사 공격과 기업 임원의 갈등 조장을 단속 대상으로 명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