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뱃불 창고 화재, 배달기사 측 2억7천만원 배상
핵심 요약
담배꽁초 불씨로 식자재 창고에 화재를 낸 배달기사 측에 2억7천만원의 배상 명령이 내려졌다. 법원은 기사 측 과실을 인정하면서 창고의 가연물 방치와 소방시설 미비를 함께 고려했다. 배상 책임은 전체 손해의 60%로 제한됐고, 기사는 실화 혐의 형사재판에도 항소했다.
꺼지지 않은 담배꽁초를 버려 식자재 창고에 불을 낸 쌀 배달 기사와 배달업체 사장이 창고 주인에게 2억7천만원과 지연 이자를 배상하게 됐다. 전주지법 민사부는 창고 주인 A씨가 기사 B씨와 업체 사장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법원은 화재 원인이 B씨의 행위에 있다고 판단하면서도 창고 측의 관리 책임을 반영해 피고들의 배상 책임을 전체 손해의 60%로 정했다.
화재는 2023년 8월 2일 전북 전주시 덕진구의 한 식자재 창고에서 발생했다. B씨는 쌀 배달을 마친 뒤 창고 앞에서 담배를 피우고, 불씨가 완전히 사라지지 않은 꽁초를 인근 종이상자 더미에 던진 채 현장을 떠났다. 이후 불이 번지면서 323㎡ 규모의 창고와 내부 식자재가 모두 타 4억9천만원 상당의 재산 피해가 났다. B씨는 흡연 사실은 인정했지만 자신이 버린 꽁초와 화재 사이의 관련성은 부인했다.
A씨는 불에 탄 부동산과 동산의 피해액, 영업을 하지 못해 발생한 손실 등을 합산해 5억3천만원의 배상을 청구했다. 재판부는 경찰과 소방이 작성한 화재 관련 자료와 사건 정황을 검토한 끝에 담배 불씨가 발화 원인이며, B씨의 행위로 화재가 시작됐다고 인정했다. 이에 따라 B씨의 과실과 함께 배달업체 사장의 배상 책임도 받아들였으나, 청구액 전부를 손해배상액으로 인정하지는 않았다.
배상 범위가 제한된 데에는 창고의 화재 취약성과 관리 상태가 함께 고려됐다. 출입구 주변에 불이 붙기 쉬운 물질이 놓여 있었고, 해당 장소가 평소 흡연 공간으로 인식됐던 점이 창고 주인의 책임을 인정한 근거가 됐다. 샌드위치 패널로 마감된 건물인데도 화재 예방 설비나 소화 시설이 마련되지 않았던 사정도 반영됐다. 한편 B씨는 같은 화재와 관련한 실화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벌금 500만원을 선고받았으며, 현재 항소심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