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카이치, 히로시마서 비핵 원칙 강조…표현엔 논란
핵심 요약
다카이치 총리가 히로시마 평화기념식에서 비핵 3원칙 유지와 NPT 체제 강화를 강조했다. ‘견지하고 있으며’라는 표현을 둘러싸고 장래의 원칙 고수 여부가 명확하지 않다는 논란이 제기됐다. 다카이치 총리는 피폭자 지원 심사와 원폭 피해를 보여주는 건물·나무의 보존 방침을 밝혔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는 6일 원폭 투하 81년을 맞아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에서 열린 원폭 전몰자 위령식·평화기념식에 참석해 비핵 3원칙을 정책 방침으로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일한 전쟁 피폭국인 일본이 핵무기 없는 세계를 실현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는 사명도 강조했다. 이날 행사에는 역대 가장 많은 121개국·지역 대표가 참석해 원폭 투하 시각인 오전 8시 15분에 묵념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의 참화가 되풀이돼서는 안 된다며 국제 안보 환경이 더욱 엄중해졌다고 진단했다. 핵확산금지조약 평가회의에서 드러난 것처럼 핵무기 없는 세계로 향하는 과정이 순탄하지 않다면서 NPT 체제의 유지와 강화를 국제사회에 호소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다만 핵무기의 사용과 개발 등을 금지하는 핵무기금지조약은 거론하지 않았다. 일본은 미국의 핵우산을 고려해 이 조약에 가입하지 않고 있다.
비핵 3원칙은 핵무기를 보유하거나 제조하거나 반입하지 않는다는 내용으로, 반세기 넘게 일본의 국가적 방침으로 여겨져 왔다. 그러나 다카이치 정권 출범 뒤 핵무기 반입 금지 원칙이 수정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 가운데, 이번 연설에 사용된 ‘견지하고 있으며’라는 문구가 논란을 낳았다. 이전 총리들이 사용한 ‘견지하면서’와 달리 현재 상태만 설명한 표현으로 읽힐 여지가 있다는 지적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피폭자 면담과 기자회견에서도 같은 표현을 반복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3대 안보문서 개정 과정에서 비핵 3원칙을 재검토할지에 대해 문구를 예단하지 않겠다면서도 현재의 정책 방침에는 변화가 없다고 답했다. 기하라 미노루 관방장관도 현 입장을 재확인했지만 향후 고수 여부는 분명히 밝히지 않았다. 다카이치 총리는 평화기념자료관에서 희생 어린이들의 옷 등 전시품을 20분간 살핀 뒤 피폭자 단체 대표들과 만나 원폭증 인정 심사를 신속히 하고 당시 건물과 나무를 보존하겠다고 밝혔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과 마쓰이 가즈미 히로시마 시장은 핵 사용 위험과 국제질서 훼손에 대한 위기감을 드러내며 핵무기 폐기를 위한 행동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