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카이치, 비핵 원칙 유지 의지에 여지 남겨
핵심 요약
다카이치 총리가 나가사키 추도식에서 비핵 3원칙을 언급했지만 향후 유지 의지는 명확히 밝히지 않았다. 과거 비핵 원칙의 예외 필요성을 제기한 이력과 안보 문서 개정이 맞물리며 재검토 여부가 쟁점이 됐다. 핵무기금지조약 회의 참석에는 답을 피한 채 핵확산금지조약 중심의 군축 노력을 강조했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9일 나가사키 평화공원에서 열린 원폭 전몰자 위령식·평화기원식에서 비핵 3원칙을 언급했지만, 앞으로도 원칙을 유지하겠다는 뜻은 분명히 밝히지 않았다. 그는 일본이 비핵 3원칙을 현재 견지하고 있으며, 나가사키를 마지막 피폭지로 만들겠다는 다짐 아래 핵무기 없는 세계를 위한 현실적이고 실천적인 노력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핵 3원칙은 핵무기를 보유하거나 제조하거나 반입하지 않는다는 일본의 기본 원칙이다. 논란은 다카이치 총리가 사용한 ‘견지하고 있고’라는 표현에 집중됐다. 과거 총리들이 미래의 행동까지 이어지는 의미의 ‘견지하면서’를 사용한 것과 달리, 현재 원칙을 지키는 상태만 설명했다는 지적이다. 그는 지난 6일 히로시마 추도식에서도 같은 문구를 사용해 향후 유지 방침을 둘러싼 의문을 남겼다.
다카이치 총리는 자민당 정무조사회장이던 2022년 비핵 3원칙 가운데 ‘반입하지 않는다’는 항목에 유사시 예외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히며 핵무기를 탑재한 미국 함정의 일본 기항 가능성을 거론했다. 일본 정부가 올해 개정을 추진하는 3대 안보 문서에 비핵 3원칙 재검토가 담길지도 쟁점으로 떠올랐다. 일본은 미국의 핵우산을 고려해 핵무기금지조약에는 가입하지 않고 있다.
다카이치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오는 11월 핵무기금지조약 재검토 회의에 옵서버로 참석할지 즉답하지 않았다. 일본의 안보와 핵군축의 실질적 진전에 무엇이 효과적인지 검토해야 한다면서도 이 조약을 핵무기 없는 세계로 향하는 중요한 출구로 평가했다. 대신 핵확산금지조약 체제에서 핵보유국과 비보유국이 함께하는 군축 노력을 제시했다. 스즈키 시로 나가사키 시장은 핵무기를 ‘절대악’으로 규정하고 비핵 원칙 유지와 핵무기에 의존하지 않는 안보 정책을 촉구했다. 추도식에서는 1945년 원폭 투하 시각인 오전 11시 2분 묵념이 진행됐고 98개국과 유럽연합 대표단 등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