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선 무대, 임현재가 택한 음악의 깊이
핵심 요약
임현재가 21일 서울시향과 멘델스존 바이올린 협주곡을 연주한다. 교통사고와 여섯 차례 수술을 딛고 복귀해 국제 콩쿠르에서 연이어 우승했다. 그는 기교의 완성보다 작품의 본질과 관객에게 전할 감동을 우선한다.
바이올리니스트 임현재(29)는 완벽한 기교보다 작품이 품은 메시지와 관객에게 전해질 감동을 먼저 생각한다. 오는 21일 얍 판 츠베덴 예술감독이 이끄는 서울시립교향악단과 멘델스존 바이올린 협주곡 Op. 64를 연주하는 그는, 어릴 때부터 여러 차례 다룬 곡의 악보를 처음 공부하듯 다시 살피고 있다. 자신만의 특별함을 앞세우기보다 작곡가와 작품의 본질에 충실하겠다는 자세다.
임현재는 지난해 12월 서울국제음악콩쿠르와 올해 1월 미국 엘마 올리베이라 국제 바이올린 콩쿠르에서 잇달아 우승했지만, 이를 음악가로서의 완성이 아닌 새로운 출발로 받아들였다. 올여름에는 지난해에 이어 미국 라비니아 페스티벌에 참여했고, 평창대관령음악제에서 브람스 피아노 사중주 제2번 등을 연주했다. 이동과 공연이 늘어난 일정 속에서도 무대에 서면 집중력이 더 살아난다는 믿음을 유지하고 있다.
그의 복귀 과정은 길었다. 2020년 충북 진천에서 교통사고를 당한 뒤 여섯 차례 수술과 재활을 거치며 약 4년간 바이올린을 연주하지 못했고, 2024년 6월에야 다시 활을 잡았다. 복귀 초기에는 앉아서 연주할 때 적합한 악기 각도와 자세, 몸의 균형을 찾는 데 공을 들였다. 지금은 신체 조건에 대한 고민에서 한 걸음 벗어나 음악을 어떻게 해석하고 표현할지에 더 많은 시간을 쓰고 있다.
네 살에 피아노를 시작하고 일곱 살부터 바이올린을 연주한 임현재에게 악기는 일상과 다르지 않은 존재였다. 그러나 바이올린 없이 지낸 시간 동안 팝 음악을 듣고 유튜브 콘텐츠를 제작했으며 무인 문방구 운영에도 참여하면서, 서로 다른 경험이 창작이라는 지점에서 이어진다는 점을 발견했다. 그 과정에서 생각이 넓어지고 기존의 틀에서도 한층 자유로워졌다. 작은 실수 없는 연주보다 감동을 남기는 연주를 택하겠다는 그는, 자신의 음악이 누군가의 힘든 시간을 버티게 하는 힘이 되기를 바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