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뉴브강 저수위에 헝가리 원전·야경 동시 중단
핵심 요약
다뉴브강 수위 급락으로 헝가리 팍스 원전이 44년 만에 처음 전면 중단됐다. 부다페스트 주요 명소의 조명이 꺼지고 열차 운행 조정 등 광범위한 절전 조치가 시행됐다. 냉각수 부족과 물류 차질은 루마니아와 라인강 유역으로도 확산하고 있다.
기록적인 폭염과 가뭄으로 다뉴브강 수위가 급락하면서 헝가리의 전력 공급에 비상이 걸렸다. 냉각수 확보에 차질을 빚은 팍스 원전은 출력을 낮춘 끝에 전면 가동을 중단했고, 정부는 7일 현지시간 부다페스트 국회의사당과 부다성, 세체니 다리 등 대표 관광 명소의 야간 경관 조명을 껐다. 다뉴브강을 따라 이어지던 도심의 불빛도 자취를 감췄다.
팍스 원전은 다뉴브강에서 끌어온 물로 원자로를 냉각한다. 최근 강 수위가 한때 23㎝까지 떨어져 2018년의 종전 최저치 33㎝를 밑돌면서 필요한 냉각수를 확보하기 어려워졌다. 1982년 첫 원자로가 상업 운전을 시작한 뒤 44년 만에 이뤄진 첫 전면 중단이다. 헝가리 전력 생산에서 상당한 비중을 담당하는 핵심 발전시설이 멈추면서 국가 전력 수급의 부담도 커졌다.
정부는 부족한 전력을 수입하는 한편 기업과 가정에 소비 절감을 요청했다. 출퇴근 시간대 화물열차 운행을 중단하고 일부 여객열차의 속도를 낮췄으며, 공공건물의 장식 조명도 축소했다. 저녁 시간에는 에어컨 사용과 전기차 충전을 자제하도록 했다. 이런 조치로 하루 전력 수요는 약 700㎿ 줄었다. 팍스 원자로 1기 이상의 발전량에 해당하는 규모이며, 최근 수년간 늘어난 태양광 발전도 부족분을 보완하고 있다.
다뉴브강 저수위의 영향은 주변국과 물류망으로 번지고 있다. 루마니아 체르나보다 원전도 냉각수 부족으로 원자로 중단 가능성이 제기되자, 당국은 원전 주변에 물길을 내기 위해 강바닥 암반을 폭파하는 긴급 작업을 벌였다. 서유럽 라인강에서는 수위 하락 탓에 화물선이 적재량을 크게 줄인 채 운항하고 있다. 헝가리는 전력망 부담이 이어지는 동안 주요 시설의 외부 조명 소등을 유지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