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뉴브강 바닥까지 폭파…원전 멈출 위기
핵심 요약
다뉴브강 저수위로 루마니아가 원전 냉각수 확보를 위해 수중 암반을 폭파했다. 루마니아와 헝가리 원전의 가동과 출력이 크게 줄어 전력 공급에 비상이 걸렸다. 큰비 없는 폭염이 이어지면서 전력 생산과 운송·농업 차질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장기 가뭄과 연이은 폭염으로 다뉴브강 수위가 기록적인 수준까지 낮아지면서 중·동부 유럽의 전력 공급에 비상이 걸렸다. 루마니아 해군은 3일 체르나보다 원전의 냉각수 유입량을 늘리기 위해 발라 수로 인근 수중 암반에 폭약 180㎏을 설치해 폭파했다. 강물을 본류 방향으로 돌려 가동 중인 원자로에 필요한 냉각수를 확보하려는 작업이다.
루마니아 구간의 강물 유량은 초당 1500㎥로 7월 평균의 3분의 1에도 못 미쳤다. 체르나보다 원전은 원자로 2기 가운데 1기가 멈췄고 전체 출력도 평소의 절반 수준으로 낮아졌다. 정부는 8월 한 달 동안 에너지 부문에 전국 비상체제를 가동했으며, 수위가 더 내려가면 남은 원자로도 정지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다치아와 포드는 정비를 위해 현지 자동차 생산을 19일까지 중단했다.
헝가리 부다페스트 관측 지점의 3일 수위는 약 10㎝로, 2018년에 기록한 종전 최저치 33㎝보다 23㎝ 낮았다. 다뉴브강 물로 냉각하는 팍스 원전의 출력은 평소 2000㎿에서 230~240㎿로 급감해 12% 안팎에 그쳤다. 옛 소련이 설계한 원자로 4기를 갖춘 이 원전은 1982년 운영을 시작한 뒤 44년 만에 처음으로 전체 가동이 중단될 위기에 놓였다. 기술진은 마지막 터빈 1기를 유지해 주말 전면 정지는 피했지만 4일이나 5일 멈출 가능성이 큰 상태다.
헝가리는 대형 산업체와 가정에 전력 절감을 요청하고 산업·상업용 대규모 소비자의 절전을 의무화할 수 있는 법령도 공포했다. 2일 최대 부하는 예상보다 700㎿ 낮은 5700㎿로 집계됐으며, 3일부터 오후 5~10시 전기 화물열차 운행을 막아 하루 70~90MWh를 줄이기로 했다. 세르비아 주요 수력발전소도 설비용량의 20% 수준으로 운전 중이다. 당분간 큰비 없이 38도를 웃도는 폭염이 예보돼 전력·물 수요가 늘고, 선박 운항과 농업의 차질도 이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