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난 이동노동자, 쉼터 품질은 제자리
핵심 요약
폭염을 피할 수 있는 이동노동자 쉼터가 휴식 공간 역할을 하고 있다. 낡은 바닥과 불편한 좌석, 좁은 공간과 낮은 접근성은 개선 과제로 확인됐다. 플랫폼 이동노동자가 1년 사이 80% 넘게 늘면서 쉼터의 입지와 품질 점검 필요성도 커졌다.

지난달 31일 서울의 한 지하철역 안에 마련된 이동노동자 쉼터에서는 폭염을 피하려는 대리운전기사들이 잠시 숨을 돌리고 있었다. 냉방이 되는 실내 공간을 반기는 목소리가 나왔지만, 낡은 시설과 불편한 좌석을 개선해야 한다는 요구도 이어졌다. 에어컨 아래에는 물이 고여 있었고 바닥 일부는 들뜬 상태였다.
대리운전기사 김모씨(65)는 이날 쉼터에서 약 30분 동안 휴식했다. 그는 더운 날씨에 시원한 곳에서 쉴 수 있다는 점을 장점으로 꼽으면서도, 쉼터가 좁고 자동화기기 부스 안쪽에 자리해 이용하기 불편하다고 말했다. 시설 관계자는 장마철 습기가 차면 바닥 상태가 나빠진다며 현장 여건을 설명했다.
다른 지역 쉼터에서도 비슷한 불편이 확인됐다. 인천의 한 쉼터에서는 대리운전기사 A씨(45)가 다리를 제대로 뻗기 어려운 의자에 비스듬히 앉아 쉬고 있었다. 휴게실이라는 이름과 달리 좌석이 편안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서울에는 이동노동자가 쉴 수 있는 쉼터 30곳이 설치돼 있지만, 일부는 시설이 낡거나 이용 동선과 맞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접근성도 과제로 남아 있다. 이동노동자는 호출을 받은 뒤 곧바로 움직여야 하지만 쉼터 수와 위치가 실제 활동 반경을 충분히 뒷받침하지 못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그럼에도 기사 C씨(63)는 쉼터를 6년째 이용하며 냉난방이 가능한 공간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플랫폼 이동노동자 규모는 2023년 48만5000명에서 지난해 88만3000명으로 80% 넘게 증가해, 쉼터의 입지와 시설을 함께 점검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