늑대 없는 ‘아기 돼지 3형제’, 음악극으로 다시 태어나다
핵심 요약
이하느리가 ‘아기 돼지 3형제’를 심리극으로 변주한 첫 음악극을 선보인다. 늑대가 실재하지 않는 설정에 소편성 앙상블과 전자음악, 성악, 재즈와 록을 결합한다. 공연 뒤 서울시향 관현악 신곡 초연과 서울시무용단 음악 작업이 이어진다.
스무 살 작곡가 이하느리가 동화 ‘아기 돼지 3형제’를 낯선 심리극으로 바꾼 첫 음악극에 도전한다. ‘그렇게 바람이 불었고, 나는 두 형을 먹었다’는 15일부터 17일까지 세종문화회관에서 공연된다. 한국예술종합학교에 재학 중인 그는 음악감독과 연출을 맡고, 작곡가 신예훈·이한과 음악도 공동 작업했다.
작품은 막내 돼지가 늑대에게 잡아먹힌 형들을 구하는 익숙한 결말에서 벗어난다. 무대에는 늑대가 실재하지 않으며, 막내 돼지가 맞서야 할 대상은 정신적 문제로 설정됐다. 바이올린·첼로·더블베이스·트럼펫·플루트로 구성한 소편성 앙상블에 신시사이저, 전자음악, 성악을 더하고 현대음악부터 재즈와 록까지 폭넓게 결합한다.
창작의 출발점은 2010년대 사회적 논란을 일으킨 ‘엘사게이트’ 현상이다. 친숙한 애니메이션 캐릭터와 어린이 영상물의 외형을 빌리면서 실제로는 폭력적이고 선정적인 내용을 담았던 영상들이다. 이하느리는 익숙한 이미지가 불안과 공포를 일으키고, 믿음과 이미지가 현실을 압도하는 구조를 작품의 중심 주제로 끌어왔다.
공연은 1시간 40분 분량의 3막으로 구성된다. 특히 16일과 17일 무대는 시작과 끝을 분명히 가늠하기 어렵도록 의도적으로 모호하게 설계했으며, 15일 공연 뒤에는 관객과의 대화가 이어진다. 이하느리는 2024년 헝가리 버르토크 작곡 콩쿠르에서 18세로 우승했고, 피아니스트 임윤찬은 런던 위그모어홀과 통영국제음악제에서 그의 독주곡을 연주했다. 다음 달에는 서울시향이 관현악 신곡을 초연하고, 서울시무용단 ‘무감서기’의 음악도 맡는다. 혼자 작업해 온 그는 이번 협업을 통해 다른 창작자들과 관계를 맺는 경험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