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런의 '오디세이', 인간의 고뇌를 담아 고전을 새롭게 해석하다
핵심 요약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의 '오디세이'가 4월 5일 개봉한다. 전쟁 후 고뇌하는 인간의 모습을 담아 고전을 새롭게 해석했다. 70㎜ 아이맥스로 전 장면을 촬영했고, 글로벌 흥행 6억5000만달러를 돌파했다.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의 신작 '오디세이'가 다음 달 5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이 영화는 호메로스의 서사시 '오디세이아'를 원작으로, 트로이 전쟁 후 귀향길에 오른 오디세우스의 10년 방랑을 그린다. 놀런 감독은 신과 영웅의 이야기가 아닌 인간의 이야기에 초점을 맞췄으며, 전쟁 후 남은 이들의 고뇌를 묵직하게 담아냈다. 작품은 70㎜ 아이맥스 필름으로 전 장면을 촬영한 최초의 영화로, 제작진이 직접 카메라 개발에 참여해 소음과 발열 문제를 일부 해결했다.
영화는 전쟁 종료 10년 후부터 시작된다. 오디세우스(맷 데이먼)는 생사를 알 수 없는 인물이 되었고, 그의 아내 페넬로페(앤 해서웨이)는 구혼자들의 집 점거에 시달린다. 아들 텔레마코스(톰 홀랜드)는 아버지의 생사를 확인하기 위해 스파르타로 떠난다. 과거의 모험은 플래시백으로 제시되며, 여신 칼립소(샬리즈 세런)의 섬에 머무는 백발의 오디세우스는 자신이 잊은 기억을 더듬는다. 이러한 비선형적 구성은 놀런 감독 특유의 시간과 기억을 다루는 방식으로, 원작의 서사 구조와도 맞닿아 있다.
놀런 감독은 실제 촬영을 중시하는 철학을 이번 작품에서도 이어갔다. 10.6m 높이의 트로이 목마와 그 안에 숨은 병사들의 장면은 압도적이며, 키클롭스 등 괴물은 최소한의 CG로 구현했다. 신들은 아테네(젠데이아)를 제외하면 거의 등장하지 않고, 제우스와 포세이돈은 자연의 힘으로 대신한다. 그리스, 이탈리아, 아이슬란드 등에서 촬영된 장엄한 풍경은 고대인들의 귀향이 얼마나 험난했을지를 실감나게 한다. 영화는 오디세우스가 전쟁으로 인한 트라우마와 죄책감에 시달리는 모습을 통해 현대 전쟁의 무용함을 곱씹게 한다.
여성 캐릭터들은 현대적으로 재해석되어 주체성을 부여받았다. 페넬로페는 기다리는 아내가 아닌 이타카를 지켜온 지혜로운 인물로 그려지며, 키르케(서맨사 모턴)와 헬레네(루피타 뇽오)도 각각의 역할을 자연스럽게 소화한다. 트랜스젠더 배우 엘리엇 페이지가 연기한 시논 역은 논란이 있었으나 북미 개봉 후 잠잠해졌다. '오디세이'는 개봉 2주차에 글로벌 수익 6억5000만달러를 돌파하며 놀런 감독의 역대 최고 흥행 기록을 세웠다. 상영시간은 172분, 15세 이상 관람가다.